새해 서울ㆍ수도권의 아파트 신규분양 시장은 '위기 속 기회'를 찾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외부환경만 보면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져 신규분양 수요도 여전히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아파트 청약여건은 수요자들에게 어느 때보다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신규분양 시장을 옥죄던 각종 규제가 대거 풀렸거나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향후 10년 안에 다시 오기 힘들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9년 신규분양 아파트 가운데 서울권은 재개발ㆍ재건축,인천ㆍ경기지역은 신도시 공급물량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건설사들이 불경기에도 수요자들이 찾을 만한 '될 성 부른'단지 위주로 공급물량을 내놓을 예정이다.

수요자들로서는 불경기 속에 옥석(玉石)을 어떻게 가릴 것이냐가 청약성패의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불경기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충고한다. 이른바 '안전 청약'전략이다. 무리한 대출이나 과도한 시세차익 기대는 금물이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보다는 입주 때 시장을 보고 청약대상을 골라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래가치를 보라는 얘기다. 경기 사이클상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아파트가 완공돼 입주할 2~3년 뒤에는 경기가 회복국면이나 상승세를 타는 시기가 될 수도 있다.

안전청약 대상으로는 역세권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출ㆍ퇴근 등 생활여건이 좋아 찾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환금성도 좋다.

서울에서는 대형 개발호재가 몰린 용산이나 역세권 뉴타운 등을 주목할 만하다.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원분의 경우 사업지연 요인이 없는지 반드시 살펴보는 게 좋다. 사업이 늦어질수록 조합원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새해부터 시행되는 각종 규제완화 조치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성공청약의 중요한 조건이다.

이미 당첨경험이 있는 수요자라면 재당첨금지 제도가 내년 3월부터 2011년 3월까지 2년간 한시적으로 폐지된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 볼 만하다. 택지유형(공공ㆍ민간)에 관계없이 민간 건설사가 내년 3월 이후 분양하는 아파트는 모두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2년 전 판교신도시 아파트에 당첨된 사람이 위례(송파)신도시나 광교신도시에서 선보일 민간 아파트에 다시 청약할 수도 있다. 아파트 당첨 후 최대 10년까지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1~3순위 청약을 하지 못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혜택이다. 청약예ㆍ부금에 지금 새로 가입해도 이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송도ㆍ청라ㆍ영종지구 등 경제자유구역의 경우도 전 지역이 과밀억제권역에서 풀려 분양권 전매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다.

유주택자의 경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한시적으로 완화되는 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내년 1월1일부터 2010년 12월31일까지 2주택자가 기존주택을 처분할 경우 중과세(단일세율 50%) 대신 일반세율(6~35%)이 적용된다. 이 기간 중 신규주택을 취득(분양주택은 잔금납부 또는 등기일 기준)할 경우 나중에 언제 팔더라도 완화된 세율(일반세율)을 적용받는다.

미분양 가운데 입지여건이 좋은 단지나 전매제한 완화로 시장에 풀릴 분양권도 공략대상이다. 세금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집을 넓히거나 자녀들의 집장만을 도와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