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무엇인가? 사춘기 시절 자아에 눈뜰 때부터 생을 마감하고 두 눈을 감을 때까지 누구도 명확하게 정의 내리기 어려운 질문이다. 인생에는 수학과 같은 정답이 없다는 것,정답이 없는 것만이 정답이라는 사실만 공감할 뿐이다.

KTF의 '7살의 쇼-장래희망편'은 이러한 공감대에서 출발해 폭넓게 인기를 끌고 있는 CF.특히 자식을 둔 부모들의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이 TV광고는 갓난아이의 명연기로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의 '이달의 좋은 광고' 에 선정된 '1살의 쇼' 와 공대 남학생들의 반전 에피소드로 화제가 됐던 '20살의 쇼'에 이어 '쇼하고 살자' 캠페인에 인기몰이를 더하고 있다. '7살의 쇼'의 포인트는 어떻게 7살짜리 아이의 순수함을 잘 표현해내느냐 하는 것.윤재현 감독은 "광고 콘티에 딱 맞는 천진난만한 아이 모델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일반 7세 아이들로부터는 콘티 내용을 연출해내기가 어렵고 반대로 아역배우들의 경우 연기는 되지만 카메라 앞에 서면 연기학원에서 배운듯 틀에 박힌 가공의 목소리와 표정을 만들어 내기 일쑤여서 선택하는 데 애를 먹었어요. 결국 연기가 아닌 자연스러운 표정을 잘 잡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전국 방방곡곡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찾아다닌 끝에 '이 아이다' 싶은 모델을 찾았죠."

어린이 모델의 연기는 사탕을 빨며 "대통령!""탕수육!""같이 드세요!" 등 단 세마디를 한다. 그러나 촬영할 땐 이보다 훨씬 많은 대체 컷을 찍어야 했다. 예를들면 탕수육 대신 짜장면,같이 드세요 대신 아저씨 누구세요? 등등.감정선이 여러가지이고,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운 연기였기 때문에 나중에 최고의 컷을 선택하기 위해서였다.

꼬마 주인공도 처음엔 자연스런 연기를 하지 못해 스태프들의 애를 태웠다. 그러나 강한 햇빛 아래 계속되는 촬영에 녀석이 지치기 시작했다. 말투가 점점 퉁명스러워지고 표정이 무심해지는 게 감독이 원하는 캐릭터가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하기 싫어 한숨을 푹푹 내쉬는 주인공을 달래가며 막바지에 찍은 컷이 전파를 타게 됐다.

이러한 제작진의 노력 덕분에 '빅모델을 쓰지 않고 순수 크리에이티브로 승부수를 던지는 SHOW의 광고답게 신선하고 유쾌하다'는 평을 들었다. KTF의 홍보 담당 서은경 차장도 "SHOW 광고는 일반 모델을 사용하면서 재미와 공감을 코드로 전개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자평했다.

정답 없는 인생,한 번이라도 더 웃으며 일상속의 '쇼'를 즐기자는 '쇼하고 살자!' 캠페인.앞으로 어떤 인물들의 이야기가 더 이어질지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