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PC업체인 롄샹의 양위안칭 회장(44)이 무리한 해외 투자의 책임을 지고 낙마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28일 대만경제일보와 블룸버그통신 등은 롄샹 내부 인사의 말을 인용,양위안칭 회장이 곧 사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실적 부진과 양 회장의 대표적 작품인 IBM PC 사업 부문 인수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것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롄샹 측은 양 회장의 사임설을 일단 부인했다.

양 회장이 사임할 경우 중국 내에서 '준비안된 해외투자'로 최고위급 경영자가 사임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쩌우추취(走出去ㆍ해외로 나아감)' 전략의 일환으로 해외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2004년 롄샹이 IBM PC 부문을 인수했으며,TCL은 가전업체인 프랑스 톰슨을 사들이는 등 해외 첨단기업을 적극적으로 매수했다.

그러나 중국의 해외기업 인수는 대부분 실패,내부에선 의욕만 앞서 '소화불량증'을 키웠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실제 톰슨과 TCL이 세운 합작법인의 부실이 심화되면서 유럽본부격인 TCL멀티미디어테크놀로지는 파산했다. 또 최근 금융 부문에서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대만 경제일보는 롄샹의 경우 IBM의 PC사업 인수로 세계 시장에 독보적 위치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었으나 여전히 중국 제품에 대한 거부감 속에서 시너지를 전혀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