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강화…주가는 엇갈려

연말을 맞아 상장사 오너들이 장내에서 지분을 늘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관심이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투자자들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영달 크라운제과 회장은 최근 특수관계인들과 함께 회사 지분 6.45%(9만200주)를 장내에서 사들이며 보유지분율을 53.12%로 끌어올렸다. 지난달부터 지분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윤 회장은 '장하성펀드'로 불리는 라자드에셋매니지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블록딜(대량매매) 로 사들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매입 가격도 10만2000원으로 당시 시가보다 25%가량 프리미엄이 붙었다.

윤 회장이 지분 50% 이상을 확보함에 따라 빙그레가 크라운제과 지분 21%에 해당하는 전환사채(CB)를 사들이면서 불거진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사실상 종결됐다. 이로 인해 크라운제과 주가는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8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도 올해 5월 인수한 코스닥기업 지어소프트 지분을 늘렸다. 강 대표는 이달 지어소프트 지분 1.3%(8만주)를 매입했다. 5월 수석무역을 통해 지어소프트를 인수한 이후 강 대표가 개인적으로 지분을 취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힘입어 이달 지어소프트 주가는 한때 8거래일 연속 오르는 등 31.8% 급등했다.

여성의류 전문업체 대현도 신현균 회장이 연말을 맞아 지분을 장내매수하고 있다. 신 회장은 신윤건 전무와 함께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대현 지분 1%(45만주)를 꾸준히 매입했다.

코스닥 나노소재 전문업체 엑사이엔씨의 구본현 대표는 최근 회사 지분 0.85%(21만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엑사이엔씨는 대주주의 주식 매입에 힘입어 한때 3000원 돌파를 시도했다가 지난 26일 2510원까지 떨어졌다.

인쇄회로기판(PCB)을 만드는 심텍의 전세호 대표도 이달 들어 자사주 1.53%(41만주)를 집중적으로 매입해 보유지분을 28.22%로 확대했다. 심텍은 10월 말 기준 키코(KIKO) 등 파생상품 손실이 1155억원에 달해 주가가 고점 대비 크게 조정된 상태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