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자금마련 지원 … 자산 사주겠다"

산업은행은 한화그룹과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 시점을 내년 1월30일까지로 한 달간 연기해주기로 했다. 한화가 요청한 인수대금 지급 시기 연기 등은 특혜 시비 가능성을 들어 거부했다.

산은은 28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우조선 매각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중대한 사안임을 감안해 본계약 체결 시점을 12월29일에서 내년 1월30일까지 유보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산은은 그러나 한화그룹이 보유자산 매각 등 자체 자금 조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며,대우조선 실사를 위해 한화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정인성 산은 부행장은 "한화그룹은 산은이 본계약 시점을 미루는 동안 보유자산 매각 등 실현 가능한 자체 자금 조달 계획을 조속히 제시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가 요청할 경우 산은이 수용 가능한 가격 및 조건으로 한화그룹 보유자산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한화 컨소시엄의 자체 자금 조달에 협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은은 그러나 한화가 요구한 인수대금 완납 시점 연기는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한대우 산업은행 기업금융4실장은 "인수대금을 내년 3월30일까지 모두 지급키로 한 것은 양해각서(MOU)의 핵심 사안 중 하나"라며 "이를 늦춰줄 경우 특혜 시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부행장은 "한화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으며 계약이 MOU대로 이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화가 자체 자금 조달 노력을 게을리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는다면 내년 1월30일 이전에라도 MOU를 해제하고 300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받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는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산은의 방침은 진일보한 것이지만 난관을 풀기 위해서는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박준동 기자 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