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투자증권은 29일 KB금융지주에 대해 유진투자증권 인수 실패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증권사 유상호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KB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 역량 강화는 필수적이나 내부 역량 강화를 통해 성장기회를 찾는 게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유진투자증권 인수와 같이 외부에서 성장동력을 찾는 것은 그만큼 위험도 크다는 지적이다.

유진그룹은 지난 26일 르네상스PEF(사모펀드)를 유진투자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지주는 유진투자증권 인수전에서 탈락하게 됐다.

유 연구원은 "외부 성장을 통한 핵심업무 다각화나 비은행 업무 강화를 추진한 씨티그룹이나 와코비아 등이 몰락하고, 교차판매 활성화 등 내부역량 강화에 집중한 웰스파고가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한 것을 감안할 때 국내 시중은행들에 필요한 방법론은 내부역량 강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은행 부문의 의존도가 높은 KB금융지주는 지주사 전환 이후 비은행 부문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면서 "KB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유진투자증권 인수전 탈락이 아쉬울수는 있지만 경기 하강기의 인수ㆍ합병(M&A)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은행과 증권의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인 것을 감안할 때 오히려 은행가치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유진투자증권 인수 포기로 인해) 이미 보유한 사업포트폴리오의 유기적인 구동을 도모하고, 이를 통한 내부성장에 집중할 경우 기업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