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채권단 지원으로 생존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대규모 증자에 대한 부담으로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9일 오전 9시 9분 현재 하이닉스는 전주말보다 350원(5.05%) 내린 65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주말 반등한지 하루만에 하락이다.

하이닉스는 지난 26일 8000억원대의 자금조달을 결정했다. 금융기관을 통한 단기차입 5000억원과 유상증자를 통해 3500억원 가량을 조달키로 했다.

유상증자의 경우 일반 공모이며 청약 미달시 현재 채권단을 구성하고 있는 은행들에서 인수할 예정이다. 발행주식수는 6000만주로, 현재 총발행주식수의 13%수준이다. 최종 발행가액 결정은 1월6일에 이뤄진다. 동양증권은 현 주가에서 큰 변동이 없을 경우 5200~5300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자금 조달이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의견과 부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하이닉스에 대해 채권단의 재무지원으로 생존률은 높아졌지만 경쟁사들의 정부지원 등 잃어버릴 것도 많아졌다며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로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도 8000원으로 15.4% 낮췄다.

반종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에 대한 채권단 지원으로 실질적인 자금 수혈이 이루어져 생존의 가능성을 높여준 점은 긍정 적"이라며 "하지만 대만 등 경쟁사들의 정부지원과 내년 1분기 매출 감소,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희석화는 하이닉스 생존을 대신한 희생"이라고 판단했다.

반 애널리스트는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세는 실질적인 공급 조정이라기보다는 중국 춘절을 앞둔 일시적인 수요 회복 기대감과 장기 간 감산에 따른 기대심리로, 내년 1분기에는 판매가격 안정세를 위해 업체들의 추가 감산이 전망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PC 수요 감소와 반도체 업체 재편이 확인되는 시점까지는 보수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김현중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자금조달은 이미 언론보도가 있었기 때문에 하이닉스 주가에 새로운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유상증자로 인해 하이닉스의 가치가 희석될 것으로 보이지만 어려운 시기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 한 조치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이에 따른 (-)영업현금흐름과 4000억원 수준의 차입금 상환, 장기적인 경쟁력 유지를 위한 시설투자와 연구 개발 투자를 감안 시 단기적인 자금흐름의 미스 매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하이닉스는 이번 자금조달을 통해 그 가능성을 제거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박현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8000억원 이상의 추가적인 자금 유입으로 단기 유동성에 대한 그 동안의 우려는 해소될 전망"이라며 "세계 2위 D램업체로서 하이닉스가 보유한 규모우위와 기술우위에도 불구하고 도산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어 왔던 만큼 유동성 문제 해소은 하이닉스의 펀더멘털을 평가함에 있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