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원달러 환율은 경상수지보다 자본수지 개선 속도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29일 발표한 '2008년 주요환율 동향 및 2009년 전망' 보고서에서 "자본수지는 내년 하반기 이후 점진적으로 개선돼 원달러 환율도 하향 안정화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한 뒤 "내년 원달러 환율을 평균 1200원"으로 전망했다.

산은경제연구소는 2009년에는 수출이 둔화되더라도 유가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 효과로 경상수지는 흑자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반면, 자본수지는 신용위험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08년에 원달러 환율 상승을 유발한 주된 요인은 유가상승으로, 10월까지 원유수입액은 767억달러에 달하며 전년 동기에 비하여 293억달러 증가했다. 이로 말미암아 경상수지는 90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동안 국내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는 400억달러에 달했으며, 금융기관 해외차입도 큰 폭으로 줄어 자본수지는 350억달러 적자를 나타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산은경제연구소는 달러화의 해외조달이 재개될 경우 이를 환율 하향 안정화의 시그널로 인식할 수 있을 것이며 수출업체 등의 보유 달러화 매도도 잇따라 증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산은경제연구소 박용하 구미경제팀장은 "내년도 상반기까지 글로벌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이 추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외자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이후부터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 주식순매도세도 줄어들어 원달러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산은경제연구소는 국내 금융, 산업 등 경제 펀더멘탈이 예상보다 악화될 경우 해외자금유입이 회복되지 못하고 환율 안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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