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중앙일보그룹의 미디어 상장 자회사인 ISPLUS에 50억원 규모의 증자에 참여한다. 시장에서는 신문·방송간 겸영금지 조항 삭제를 내용으로 한 신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공격적인 방송사업 진출을 노리고 홍 회장이 미리 지분율을 높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ISPLUS는 지난 26일 장마감 후 공시를 통해 홍 회장을 대상으로 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증자 목적은 타법인 유가증권을 취득하기 위한 것이다. 납입일은 2009년 1월7일이다.

이번 홍 회장의 증자대금은 지난 9월 중순께 ISPLUS가 인수한 멀티플렉스 영화 상영관 씨너스의 인수대금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또 최근 미국의 터너사와 함께 합작 투자키로 결정한 Q채널 지분 인수를 위해서도 쓰여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시전문가의 판단이다.

그러나 홍 회장의 증자는 앞으로 중앙일보그룹의 방송사업 진출을 대비해 미리 지분율을 높였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한나라당의 미디어법안이 통과되면 신문사의 방송진출이 합법화되기 때문이다.

최관영 현대증권 투자분석부 연구원은 "중앙일보의 방송사업은 미디어 자회사인 ISPLUS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이 같은 맥락에서 오너가 미리 지분율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너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방송진출이 진행될 것"이라며 "신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적극적인 방송진출 전략 등이 발표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현재 신문·방송 겸영이 허용되면 중앙, 조선, 동아일보 등의 신문 사업자가 보도채널 또는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승인을 통해 방송시장 진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앙일보의 경우 방송통신 융합과 뉴미디어 매체의 영향력 상승이라는 시장 흐름에 대응하고자 미디어 상장 자회사인 ISPLUS를 중심으로 새로운 미디어사업 전략을 추진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신문법 개정안은 한나라당의 연내 강행처리 입장에 맞서 민주당이 본회의장 등을 점거, 결사항전에 나서고 있어 법안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