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배당락일을 맞아 국내 주식형펀드와 인덱스펀드의 현금 비중이 일제히 높아졌다. 자산운용사들이 펀드를 통해 보유한 종목의 예상배당을 현금으로 미리 반영하기 때문이다. 다만 배당으로 인한 펀드의 인위적인 기준가 변동은 없고,기준가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주가 움직임에 따라 결정된다.
자산운용사들은 이날 장마감 후 추정 배당수익률에 맞춰 예상되는 배당액을 펀드에 현금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배당락을 반영한 주가만큼 펀드가 보유한 주식가치는 줄어들고 현금 비중은 늘게 됐다.
자산운용사들은 기업들이 주주총회에서 배당을 확정하고,배당하기 전까지 '미수배당'의 항목으로 종목별로 예상 배당규모를 집계,펀드의 순자산에 산출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기업들의 배당이 연말 배당락일까지 정해지지 않아 실제 배당 규모가 추정치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비롯됐다.
이성민 한국투신운용 인덱스운용팀장은 "내년 초 기업들이 주총에서 배당을 확정하면 그때부터 종목마다 확정된 배당으로 계산해 기준가를 조정하게 된다"며 "그 전까지는 미수배당을 사용해 펀드를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배당을 확정짓기 전까지는 펀드의 기준가에 약간의 오차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배당이 예상 배당보다 적을 경우 펀드 기준가가 낮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미수배당을 활용하는 시기에 펀드를 환매한 투자자는 '실제 기준가'보다 유리한 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류경식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올해 배당이 낮아진다는 전망이 많아 자산운용사들마다 예상 배당 수익률을 보수적으로 펀드에 반영했다"며 "반대로 실제 배당이 예상 배당보다 많아질 경우엔 환매한 투자자가 손해보게 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