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부행장 절반 교체…은행권 '물갈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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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그룹도 11개로 2개 줄여… 신한.하나도 대폭교체 가능성
우리은행에 이어 국민은행이 물갈이성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부행장 인사를 앞두고 있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도 임원들을 대대적으로 교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행장급의 인적 쇄신만으로는 은행 체질을 개선하고 금융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부행장 절반가량 교체
국민은행은 29일 기존 부행장의 절반가량을 교체하는 인사를 실시했다. 이와 함께 전략그룹과 재무관리그룹을 경영기획그룹으로 통합하고 영업그룹Ⅰ과 Ⅱ도 합쳤다. 이에 따라 부행장급이 담당하는 사업그룹은 13개에서 11개로 줄었다.
이번 인사에서 심부환 전 동대구영업지원본부장은 상품그룹 부행장에 승진 임명됐으며,민병덕 전 남부영업지원본부장과 손영환 전 투자금융본부장은 각각 통합 영업그룹 부행장과 대기업.투자금융그룹 부행장으로 승진 발탁됐다. 문일수 전 자본시장본부장과 박찬본 전 호남남영업지원본부장도 부행장으로 승진해 각각 자금시장그룹과 업무지원그룹을 담당하게 됐다. 11개 그룹 부행장 가운데 5명을 교체한 것이다.
신설된 경영기획그룹은 최인규 전 전략그룹 부행장이 맡게 됐다. 이로써 최 부행장은 강정원 국민은행장에 이어 은행 내 2인자 자리를 확실히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인사로 은행의 전략.홍보뿐 아니라 재무업무까지 총괄하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 부행장은 현재 부행장 중 유일하게 은행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 최 부행장과 함께 유임된 부행장은 최 부행장을 제외하면 5명에 불과하다. 구체적으로 심형구 마케팅그룹 부행장과 원효성 신용카드사업그룹 부행장, 최기의 여신그룹 부행장, 김흥운 전산정보그룹 부행장, 남경우 HR그룹 부행장 등이다.
KB금융지주도 이날 KB창업투자 대표이사 사장에 홍세윤 전 국민은행 업무지원그룹 부행장을 임명하는 등 계열사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을 제외한 8개 계열사의 부사장 수를 15명에서 10명으로 축소하고 계열사 전무와 부사장 5명을 새로 선임했다.
KB투자증권 부사장에는 조충원 전 국민은행 인천영업지원본부장을, KB부동산 신탁 부사장에는 박광묵 전 국민은행 경인지역본부장과 안병석 전 KB부동산신탁 지원 본부장 등을 각각 기용했다. KB데이터시스템 부사장은 권오윤 전 KB데이타시스템 정보계개발본부장이, KB신용정보 전무는 조남수 전 국민은행 서초동지점장이 맡았다. KB지주 관계자는 "금융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 본부 조직을 줄이고 능력과 성과 위주로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인적 쇄신 확산될 듯
국민은행에 앞서 지난 14일 우리은행은 부행장 수를 12명에서 11명으로 줄이고 이 중 7명을 전격 교체했다. 퇴임한 임원 중 3명은 작년 12월 임명한 뒤 1년 만에 물러나게 했으며 부행장보급인 8명의 단장 가운데 2명도 새로 선임했다.
이어 농협중앙회도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집행간부인 상무를 19명에서 15명으로 줄이고 이 중 10명을 물갈이했으며 나머지 5명도 새로 선임할 예정이다. 대구은행 역시 조직 혁신을 위해 기존 6명이던 부행장을 4명으로 줄였다.
이 같은 인적 쇄신은 다음 달 임원 인사를 실시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나은행이 큰 폭의 임원 인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태산LCD 관련 충당금 때문에 3분기에 712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4분기에도 환율이 떨어지지 않아 실적이 개선되기 힘들어서다.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최근 "올해 연체율 추이를 보고 다음 달 중순께 임원 수를 줄이는 등 인사폭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하나은행의 부행장(6명)과 부행장보(17명)는 23명이다.
신한은행은 내년 3월 이인호 신한지주 사장과 신상훈 신한은행장 등 그룹 고위 임원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행장 거취 등과 맞물려 큰 폭의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임원 인사를 하지 않은 은행들은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인사 방향을 하나의 가이드라인으로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