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은 국내외 경기침체 심화로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수출은 글로벌 판매 급감으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가 예상된다. 내수 시장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2년 연속 감소할 듯

국내 완성차 업체의 수출 비중은 70%에 달한다. 실적이 해외 시장 상황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경기침체의 악영향을 다른 산업보다 더 많이 받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고,유동성 위기로 할부금융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세계 자동차 수요는 작년보다 4.3% 감소한 6698만1000대 수준이다.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감산,생산 중단,감원,파산 등 구조조정에 내몰리면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판매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올해 자동차 수출은 작년보다 5.6% 줄어든 255만대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 감소할 전망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원화 약세 △수출 전략차종 투입 확대 △품질 개선 등으로 수출 경쟁력을 높이겠지만 시장 침체를 극복하기는 힘들 것이란 지적이 많다. 일부 중동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선 수출이 작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금액 기준으로 작년 502억달러로 사상 처음 500억달러를 넘었지만 올해는 465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3월은 자동차산업의 바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꼽힌다. 오바마 정부 출범으로 미국에서 소비심리와 할부금융 시장이 안정되면서 자동차 판매도 회복된다면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내수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

내수시장은 유가 하락,노후 차량 대체 수요 등 긍정적 요인도 있지만 고용불안과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이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판매대수는 작년보다 8.7% 감소한 105만대에 머물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78만대)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버스 트럭 등 상용차가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상용차 예상판매 대수는 올해보다 11.3% 줄어든 17만3000대다.

올해 출시될 신차는 작년(16종)의 3분의 2에도 못 미치는 최대 10종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수입차 판매도 뒷걸음칠 전망이다. 도요타 닛산 미쓰비시 등 일본 대중 브랜드가 새로 들어오고 딜러망도 확대되고 있지만 원화약세와 할부금융시장 침체 등이 훨씬 강력한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수입차 내수판매 감소율은 전년 대비 6%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