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해외 제품 판매가격을 잇달아 인상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세계 동시 불황에 따른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엔고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소니는 내년 1월부터 유럽에서 디지털카메라 등 주력 제품의 출하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인상폭은 나라별로 다르지만 기종에 따라 10%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당초 올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의 엔ㆍ유로 환율을 유로당 140엔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최근엔 유로당 120엔대 밑으로 떨어지는 등 가파른 엔고로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캐논도 프린터용 잉크 카트리지의 가격을 이달 들어 미국에서 5~10% 인상한 데 이어 내년 1월에는 유럽에서도 비슷한 폭으로 올릴 계획이다. 사무자동화기기 업체인 리코도 유럽 시장에서 복사기와 프린터 가격을 5~10%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격 인상은 생산재로도 파급돼 유명 공작기계 업체인 오쿠마는 내년 4월부터 미국 내 판매 가격을 10%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