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치러친 방글라데시 총선에서 세이크 하시나 전 총리(61)가 이끄는 아와미연맹(AL) 중심의 정당연합이 박빙의 승부를 펼치리란 예상과는 달리 압승을 거뒀다.

30일 AP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29일 치러진 총선에서 AL의 정당연합이 총 300석중 3분의 2 이상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방송인 채널-i는 비공식 집계를 통해 하시나 전 총리의 AL 중심 정당연합은 255석을 획득,35석에 그친 그의 최대 정적인 칼레다 지아 전 총리가 이끄는 방글라데시민족주의자정당(BNP) 중심의 정당연합을 누르고 의회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밖에 독립 소수 정당이 5석을 확보했다. 유권자들은 투표소 앞에 하루종일 긴 줄을 서며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이번 총선에 높은 관심을 보였고 투표율도 70%에 달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세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총리에 재선되면 지난 2년간 사실상 군부정권이었던 과도정부가 종식되고 방글라데시에 다시 민주주의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하시나 전 총리는 방글라데시 건국의 아버지인 세이크 무지부르 레만 초대 대통령의 딸이다. 1975년 군부 쿠데타로 부모와 3명의 남자형제를 잃은 하시나 전 총리는 6년간 영국과 인도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중 AL의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쿠데타로 집권한 호세인 모하마드 에르샤드의 퇴진 운동을 벌이는 등 투옥과 가택연금을 반복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