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도 안했는데… '불황형 IT제품' 없어 못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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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감을 극대화한 3차원(3D) 내비게이션,자연스럽고 풍부한 음질을 살린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PMP),디자인이 뛰어난 케이스….
연말 연시를 맞아 톡톡 튀는 아이디어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꽉 닫힌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디지털기기 업체들의 차별화 전략이 먹혀들고 있는 것.매서운 불황 한파 속에서도 제품이 없어서 팔지 못하는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가 하면,광고도 하지 않았는데 입소문만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제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제품의 생명은 역시 아이디어
뛰어난 기능이야말로 불황을 타개하는 으뜸 비결이다. 코원의 PMP 'S9'은 지난 16일 출시된 뒤 지금까지 제품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코원 관계자는 "주로 해외를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국내에는 수량이 많이 풀리지 않기도 했지만 출시 열흘 만에 1만대 이상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고 말했다.
S9은 음질과 화질로 차별화를 선언한 제품이다. 세계 최초로 미국 BBE사의 BBE+ 음장을 탑재해 자연스러운 음색을 살렸고 1600만 컬러의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화면을 채택해 선명한 화질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3D지도로 입체감을 살린 내비게이션도 큰 인기를 끌고있다. 지난 3월 말 출시된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K2'는 30~50만원대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월 평균 1만5000대 가량 팔려나가고 있다.
4.8인치의 K2 후속으로 나온 7인치 크기의 K7 역시 마찬가지.팅크웨어 관계자는 "올해 아이나비 내비게이션의 전체 판매량은 월평균 6만대 가량으로 지난해(4만대)보다 50% 이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중에서 선명하고 실제처럼 입체감을 살린 3D 내비게이션이 단연 인기다"고 말했다.
민트패스가 지난 10월 중순에 내놓은 신개념 네트워크 기기 '민트패드' 역시 톡톡 튀는 아이디어 제품이다. 터치 기능을 강조한 메모,웹사이트에 바로 글과 사진을 올릴 수 있는 블로깅 등의 기능이 얼리어답터들을 유혹한 것.
디지털기기 업계에서는 현재까지 민트패드가 1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광고도 전혀 하지 않고 온라인에서만 판매한 수치다.
메모 바탕화면 아이콘 동영상 스트리밍 주소록 텍스트 뷰어 등의 기능을 총 3차례에 걸쳐 추가하고 보완했다. 민트패스 관계자는 "추가 기능,버그 등 사용자들의 요구사항을 90% 가량 제품에 반영해 3번의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했다"며 "지난주엔 홈플러스에도 제품을 내놨고 앞으로 대형마트들로 유통망을 확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디자인을 강점으로 내세운 제품들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레인콤의 MP4플레이어 'E100'은 지난 3월 출시된 뒤 11월 말까지 100만대 이상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2.4인치 크기의 화면과 얇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승부를 건 것.특히 10만원 안팎의 합리적인 가격이 주효했다는 게 레인콤의 설명이다. 미키마우스 모양의 MP3플레이어 '엠플레이어' 시리즈 역시 꾸준히 잘 팔리는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지난해 6월 1기가바이트(GB),5만4800원의 사양으로 출시된 뒤 지난 9월엔 LED를 장착하고 용량을 2GB로 늘린 후속제품 '엠플레이어 아이즈'도 내놨다. 현재까지 두 제품은 총 104만3000대 이상 팔렸다.
레인콤 관계자는 "친숙하면서도 혁신적인 디자인을 갖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것이 엠플레이어의 성공 원인"이라며 "특히 엠플레이어에 아이콘을 표시해주는 LED창을 단 엠플레이어 아이즈는 출시 3개월 만에 12만대 이상 팔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기기가 잘 팔리자 디자인을 강조한 전용 케이스도 인기다. 한국벨킨의 아이팟 전용 케이스는 월 평균 1만6000여개 가량 팔리고 있다.
지난 10월 애플이 국내에 선보인 MP3플레이어 '아이팟 나노'4세대와 '아이팟 터치'2세대가 현재까지 10만대 이상 팔려나가자 전용 케이스도 4만개 이상 팔린 것.이혁준 한국벨킨 지사장은 "특히 아이팟 터치는 제품이 없어 못 팔 정도로 인기라 전용 케이스를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