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올 한해 채권시장은 가장 투자하기 힘든 해로 기억된다는 의견이 많다.상반기와 하반기에 전혀 반대의 모습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30일 “상반기에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졌는데,하반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 경기 침체로 이어지면서 반대로 디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는 처지”라며 “이에 따라 채권시장도 요동을 치며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올 한해 피를 말렸다”고 전했다.

실제 3년 만기 국고채의 금리는 올초 연 5.86%로 시작해 줄곧 하락세를 보여 4월엔 4.88%까지 떨어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경고 신호가 나온 7월엔 6.17%까지 치솟았다.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사태가 신용 위기로 번지면서 카드사태를 넘어서는 위기감이 퍼졌다”며 “이후 은행 신용도와 외환 유동성 문제 등이 한꺼번에 터져 나와 채권시장은 한동안 패닉상태였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 포인트나 파격 인하하고 채권시장 안정펀드가 조성하자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30일 3.41%까지 떨어졌다.“국고채 금리가 연간 3%나 가까이 움직인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의 한 해”라고 채권시장 관계자가 말할 정도다.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펀드 수익률도 출렁거렸다.채권 금리가 치솟자 채권 가격이 줄줄이 떨어져 채권형펀드의 1년 수익률은 9월에 3%대를 기록,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아지기도 했다.이 수익률은 전날 기준으로 7.94%로 올라와 있다.이 시기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만기가 돌아온 국고채를 사지 않아 큰 어려움이 온다는 ‘9월 위기설’도 채권시장에서 흘러나오기도 했었다.

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가 최근 줄고 있는 점은 내년 채권시장 전망을 다소 밝게 하고 있다.윤여삼 연구원은 “내년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더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 채권 금리도 낮아질 것”이라며 “이와 함께 풀린 자금이 채권시장에 흘러들어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내년 국고채 발행 규모가 72조원으로 올해보다 20조원 가량 늘어나고,자금 수요가 많아진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은 채권시장의 물량 부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