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소비자신뢰지수도 사상최저

미국의 20개 대도시의 주택 가격이 판매 부진과 주택 압류 급증 영향으로 사상 최대폭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 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18% 하락했다고 30일 보도했다.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17.9% 하락은 물론 전달의 17.4% 하락보다 더욱 큰 폭이다.2001년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최대 폭 하락이다.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2007년 1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주택가격 지수는 전월대비로도 2.2% 떨어졌다.20개 대도시 모든 지역의 주택 가격이 하락했으며 피닉스가 33%, 라스베이거스가 32% 떨어졌다.애틀랜타와 시애틀, 포틀랜드는 처음으로 낙폭이 10%를 넘어섰다.S&P/케이스실러지수는 2006년 고점 대비로는 23% 하락했다.

미셸 메이어 바클레이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2008년이 끝나고 있지만 주택 시장은 내년에도 여전히 약한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특히 부동산 가격 하락은 가계소비 여력을 더욱 줄여 경기침체가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긴기간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발표된 미국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도 사상 최저치로 예상치 못하게 급락했다.컨퍼런스보드는 1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 44.7에서 38.0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컨퍼런스보드가 소비자신뢰지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 최저치로 블룸버그통신은 오히려 45.5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실업률 증가, 주택 압류 증가, 가계 자산 감소 등은 경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를 짓누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미국의 내년 말 실업률은 8.2%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실업률은 6.7%를 기록했다.사포르타 드레스드너 크라인바르트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시장 악화가 소비자신뢰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마스가 낀 지난주 소매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1.8% 줄어 2003년 2월 이후 6년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골드만삭스가 이날 밝혔다.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경기부양책을 펴고 향후 3년간 300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책 효과가 발휘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린 프랑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연구 책임자는 “내년 상반기 전반적인 경제전망이 암울하다”고 지적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