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처럼 올해도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로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왔던 원자재 시장의 '붐'은 끝났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7월11일 배럴당 147.2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국제유가(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는 5개월여 만에 40달러 전후로 70% 떨어졌다.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져들면서 원유 수요가 급감한 데다 올 수요 전망 역시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지난달 초 발간한 '2009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원유 수요가 지난해 2.2% 줄어든 데 이어 올해에도 2%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평균 유가는 지난해 평균보다 26%가량 떨어진 배럴당 74.5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은행들의 전망치는 이보다 훨씬 낮다. 지난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했던 골드만삭스는 올해 평균 유가를 45달러로 잡고 있다. JP모건체이스와 도이체방크도 각각 43달러와 47.5달러로 전망했다. 최근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 추세가 워낙 가팔라 유가 하락세를 반전시키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구리와 알루미늄 등 금속ㆍ광물가격도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로 하락세가 예상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이미 2007년 고점 대비 75% 떨어졌다. 일부 생산업체의 경우엔 이미 한계생산비보다도 낮아졌다.

아연과 납 가격도 각각 고점 대비 75%와 60% 급락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금속과 광물가격은 전반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25% 떨어지고,내년에도 추가로 5%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밀 콩 등 곡물가격도 지난해 평균과 비교하면 28% 정도 떨어지는 하향 안정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