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악화로 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러지가 긴급 자금을 지원받는다. 마이크론은 최근 대만 반도체 업체인 프로모스 인수에 관심을 보여 왔던 터라 이와 관련된 자금 확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3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론 주 채권은행인 와코비아는 마이크론의 보유 현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곧 자금을 수혈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조달처는 알려지지 않았다. 마이크론은 최근 메모리 칩 가격이 폭락하면서 지난달에만 보유 현금 가운데 4억7400만달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옹 와코비아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론과 같은 D램 업체들은 공급 과잉으로 인해 최근 몇 분기 동안 제조 단가 이하로 제품을 팔아왔다"며 "이 때문에 마이크론도 자금 사정이 매우 나쁘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최근 대만 정부와 접촉하면서 프로모스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마이크론은 대만 난야와의 합작회사인 이노테라를 통해 프로모스를 인수한 뒤 대만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짓겠다는 제안을 정부 측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자금 수혈도 프로모스 인수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일본 반도체 회사 엘피다도 프로모스를 비롯해 파워칩,렉스칩 등 대만 반도체 회사와 합병 논의를 시작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