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중동 전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중동,극동,근동이란 지역명에는 근대화에 앞섰던 유럽사회의 자기중심적 사고가 강하게 배어 있다. 특히 항해술과 과학기술로 전 세계로 진출해 일찍 제국을 건설한 영국의 관점 그대로다. 유럽 바깥 세계를 무시로 드나들며 자기들과 가까운 동양은 'Near East'(근동ㆍ近東),먼 데는'Far East'(극동ㆍ極東),그 중간은 'Middle East'(중동ㆍ中東)라 불렀다.
일본과 중국을 통해 서구 문화가 물밀듯 들어올 때 이들 용어도 함께 들어왔다. 당시 직역해 한자로 옮겨진 것이 지금도 그대로다. 다만 근래 들어 극동이란 말 대신 동북아시아란 용어가 자리잡아가는 추세인데,자연스럽고 다행스러워 보인다.
이렇듯 한국 입장에서,최소한 아시아적 관점에서 보자면 중동도 서아시아나 서남아시아로 부르는 게 맞다. 물론 이는 지리적 관점에서 본 것이어서 종교나 민족국가의 개념까지 반영해서 보면 중동의 정의는 좀더 복잡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런던의 영국박물관(The British Museum)을 굳이 대영박물관이라고 지칭하는 이들이 아직도 적지 않으니 지명 하나를 붙이는데도 자주적 반성이 부족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 중동에서 지난 연말 재발한 분쟁이 새해에도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 않아 걱정이다. 그렇지않아도 세계가 통화전쟁이니 통상전쟁이니 하는 판인데 전투기와 탱크가 동원된 진짜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사상자는 이미 수천명에 달한다. 2009년에도 피의 보복은 되풀이되고야 마는가. 이미 유엔이 나섰고 미국도 휴전을 촉구했다. 프랑스까지 이집트와 공조로 중재를 천명했다. 중국은 팔레스타인에 100만달러 지원을 결정했다는 소식이다. '새총에 맞고 대포로 반격한다'는 국제적 비난 여론에도 이스라엘은 기어코 힘으로 밀어붙일 태세다.
무엇보다 인류애에서 전쟁의 비극이 가슴아프다. 아울러 중동의 분쟁이 우리에게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현실적인 걱정거리다. 중동의 긴장에 영향받는 미국 증시가 우리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국제유가의 출렁거림에 비하면 오히려 약과다. 과거 중동전쟁으로 겪은 '오일파동'의 고통은 아직 생생하다. 세계의 화약고가 5차 중동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도 우리 나름의 외교력을 발휘하면 좋겠다.
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일본과 중국을 통해 서구 문화가 물밀듯 들어올 때 이들 용어도 함께 들어왔다. 당시 직역해 한자로 옮겨진 것이 지금도 그대로다. 다만 근래 들어 극동이란 말 대신 동북아시아란 용어가 자리잡아가는 추세인데,자연스럽고 다행스러워 보인다.
이렇듯 한국 입장에서,최소한 아시아적 관점에서 보자면 중동도 서아시아나 서남아시아로 부르는 게 맞다. 물론 이는 지리적 관점에서 본 것이어서 종교나 민족국가의 개념까지 반영해서 보면 중동의 정의는 좀더 복잡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런던의 영국박물관(The British Museum)을 굳이 대영박물관이라고 지칭하는 이들이 아직도 적지 않으니 지명 하나를 붙이는데도 자주적 반성이 부족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 중동에서 지난 연말 재발한 분쟁이 새해에도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 않아 걱정이다. 그렇지않아도 세계가 통화전쟁이니 통상전쟁이니 하는 판인데 전투기와 탱크가 동원된 진짜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사상자는 이미 수천명에 달한다. 2009년에도 피의 보복은 되풀이되고야 마는가. 이미 유엔이 나섰고 미국도 휴전을 촉구했다. 프랑스까지 이집트와 공조로 중재를 천명했다. 중국은 팔레스타인에 100만달러 지원을 결정했다는 소식이다. '새총에 맞고 대포로 반격한다'는 국제적 비난 여론에도 이스라엘은 기어코 힘으로 밀어붙일 태세다.
무엇보다 인류애에서 전쟁의 비극이 가슴아프다. 아울러 중동의 분쟁이 우리에게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현실적인 걱정거리다. 중동의 긴장에 영향받는 미국 증시가 우리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국제유가의 출렁거림에 비하면 오히려 약과다. 과거 중동전쟁으로 겪은 '오일파동'의 고통은 아직 생생하다. 세계의 화약고가 5차 중동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도 우리 나름의 외교력을 발휘하면 좋겠다.
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