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새해 최고의 화두는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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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이 2009년 새해 벽두부터 ‘생존’이란 화두를 역설하며 비상경영의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주요그룹 총수들은 신년사를 통해 제로베이스,판매,속도,현장 등을 강조하며 최악의 경영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위한 각오를 밝혔다.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위기를 타개하고,위기 이후를 미리 준비하기 위한 공격 경영을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2일 “세계 경제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올해에는 판매확대 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며 “국가별로 고객이 원하는 자동차를 발빠르게 개발·공급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아침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위기에서의 생존’을 핵심 경영목표로 제시한 뒤 △판매지원 체제 운영 및 고객 대응능력 강화 △연구개발,품질 등 기본 경쟁력 강화 △효율적인 조직 운영 등을 위기극복 방안으로 내걸었다.
정 회장은 “불황기일수록 고객이 기업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고객과 딜러의 요구사항을 신속히 파악해 대응하는 데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며 “연구개발과 품질 등 기본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화두로 속도 유연성 실행력 등을 꼽았다. 최 회장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고 후회 없는 도약과 성장을 위해서는 속도와 유연성,실행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지금 10년 전을 떠올리게 하는 또 다른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며 “지난 10년이 준비하고 훈련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실전의 시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얼마나 빠르고 유연하게 환경에 대응하고 수립한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해나가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10여년 전 외환위기 시절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위기 뒤에 찾아올 기회에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대외적으로 삼성그룹을 대표하고 있는 이 회장은 “지난해 우리는 온 세계가 불황에 빠지고 거대한 글로벌 기업들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다”며 “기업들은 시장점유율 다툼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존망을 건 무한 경쟁의 와중에 무수한 기업이 사라질 것이며 삼성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신무장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삼성이 오늘날 일류기업의 대열에 올라선 것도 위기 뒤의 기회를 살렸기 때문”이라며 “남들이 지체하고 있을 때 기술과 사업 경쟁력을 더 강하게 만들고 미래를 위한 씨앗을 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창조적 도전정신으로 위기극복은 물론,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기 위한 체질을 확보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포항에서 가진 시무식을 통해 “최근 소비산업의 급격한 수요 부진으로 창업 이후 처음으로 감산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았지만, 위기를 극복한 자만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며 “올해는 위기 대응능력을 확충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강화하며 상생경영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작년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매출액 40조원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며 “새해에는 비상한 각오와 자세로 새로운 도약을 기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유통 중화학 식음료 등 여러 분야에서 축적해온 핵심역량을 강화할 것 △새로운 돌파구를 현장에서 마련한다는 각오로 직접 현장으로 달려갈 것 △인재 양성에 대한 투자를 외부 환경과 무관하게 끊임없이 추진할 것 등을 주문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위기국면 속에서만 찾아오는 절호의 기회를 과감히 포착해야 한다”며 “지금 상황은 지나친 낙관이나 막연한 기대가 통하지 않는 국면으로 상황의 엄중함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많은 전문가는 ‘90년대 말의 외환위기보다 훨씬 더 장기간의 어려움을 각오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이처럼 여건이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새해 그룹 경영방침을 사업구조의 안정화로 세우고,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올해 그룹 경영방침을 안정과 성장기반 정착으로 정했다”며 “지금의 난관을 극복하고 500년 영속기업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중장기 비전을 염두에 두고 업무를 추진하자”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화학·타이어, 건설, 운송·물류·서비스 등 3개 부문으로 균형 잡혔다”며 “불요불급한 신규 투자는 당분간 유보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구조를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건실한 재무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한다”며 “유동비율, 부채비율, 장기차입금 비율 등을 철저히 관리하고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을 차질없이 실행해 유동성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일각에서 유가 하락과 환율 안정을 근거로 기대섞인 경제 회복을 얘기하지만,우리가 느끼는 체감 경기로는 조기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전사적인 위기관리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 맞서 있다”며 “지금 이 순간은 초유의 경제한파를 이겨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이며,그룹의 앞날과 번영의 기틀을 다져 나갈 기회”라고 역설했다. 그는 “크게 생각해야 크게 이룬다는 ‘대사대성’(大思大成)의 각오로,자기희생과 극기의 한 해가 돼야한다”고 주문했다.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은 “호황기를 준비하기 위해 제품별로 경쟁력 있는 글로벌 아웃소싱업체를 확보하고 구조적 개선을 통해 지속적으로 원가를 절감해 나가야 한다”며 “위기 속에서 희망을 갖고 노력하면 반드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당부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창의와 도전이라는 그룹 경영이념은 지금과 같은 세계경제 위기에 가장 적합한 전략”이라며 “창업기 때의 도전 정신으로 다시 돌아가 올해 그룹 경영목표를 반드시 달성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한경닷컴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위기를 타개하고,위기 이후를 미리 준비하기 위한 공격 경영을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2일 “세계 경제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올해에는 판매확대 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며 “국가별로 고객이 원하는 자동차를 발빠르게 개발·공급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아침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위기에서의 생존’을 핵심 경영목표로 제시한 뒤 △판매지원 체제 운영 및 고객 대응능력 강화 △연구개발,품질 등 기본 경쟁력 강화 △효율적인 조직 운영 등을 위기극복 방안으로 내걸었다.
정 회장은 “불황기일수록 고객이 기업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고객과 딜러의 요구사항을 신속히 파악해 대응하는 데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며 “연구개발과 품질 등 기본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화두로 속도 유연성 실행력 등을 꼽았다. 최 회장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고 후회 없는 도약과 성장을 위해서는 속도와 유연성,실행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지금 10년 전을 떠올리게 하는 또 다른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며 “지난 10년이 준비하고 훈련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실전의 시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얼마나 빠르고 유연하게 환경에 대응하고 수립한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해나가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10여년 전 외환위기 시절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위기 뒤에 찾아올 기회에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대외적으로 삼성그룹을 대표하고 있는 이 회장은 “지난해 우리는 온 세계가 불황에 빠지고 거대한 글로벌 기업들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다”며 “기업들은 시장점유율 다툼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존망을 건 무한 경쟁의 와중에 무수한 기업이 사라질 것이며 삼성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신무장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삼성이 오늘날 일류기업의 대열에 올라선 것도 위기 뒤의 기회를 살렸기 때문”이라며 “남들이 지체하고 있을 때 기술과 사업 경쟁력을 더 강하게 만들고 미래를 위한 씨앗을 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창조적 도전정신으로 위기극복은 물론,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기 위한 체질을 확보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포항에서 가진 시무식을 통해 “최근 소비산업의 급격한 수요 부진으로 창업 이후 처음으로 감산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았지만, 위기를 극복한 자만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며 “올해는 위기 대응능력을 확충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강화하며 상생경영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작년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매출액 40조원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며 “새해에는 비상한 각오와 자세로 새로운 도약을 기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유통 중화학 식음료 등 여러 분야에서 축적해온 핵심역량을 강화할 것 △새로운 돌파구를 현장에서 마련한다는 각오로 직접 현장으로 달려갈 것 △인재 양성에 대한 투자를 외부 환경과 무관하게 끊임없이 추진할 것 등을 주문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위기국면 속에서만 찾아오는 절호의 기회를 과감히 포착해야 한다”며 “지금 상황은 지나친 낙관이나 막연한 기대가 통하지 않는 국면으로 상황의 엄중함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많은 전문가는 ‘90년대 말의 외환위기보다 훨씬 더 장기간의 어려움을 각오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이처럼 여건이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새해 그룹 경영방침을 사업구조의 안정화로 세우고,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올해 그룹 경영방침을 안정과 성장기반 정착으로 정했다”며 “지금의 난관을 극복하고 500년 영속기업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중장기 비전을 염두에 두고 업무를 추진하자”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화학·타이어, 건설, 운송·물류·서비스 등 3개 부문으로 균형 잡혔다”며 “불요불급한 신규 투자는 당분간 유보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구조를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건실한 재무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한다”며 “유동비율, 부채비율, 장기차입금 비율 등을 철저히 관리하고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을 차질없이 실행해 유동성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일각에서 유가 하락과 환율 안정을 근거로 기대섞인 경제 회복을 얘기하지만,우리가 느끼는 체감 경기로는 조기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전사적인 위기관리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 맞서 있다”며 “지금 이 순간은 초유의 경제한파를 이겨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이며,그룹의 앞날과 번영의 기틀을 다져 나갈 기회”라고 역설했다. 그는 “크게 생각해야 크게 이룬다는 ‘대사대성’(大思大成)의 각오로,자기희생과 극기의 한 해가 돼야한다”고 주문했다.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은 “호황기를 준비하기 위해 제품별로 경쟁력 있는 글로벌 아웃소싱업체를 확보하고 구조적 개선을 통해 지속적으로 원가를 절감해 나가야 한다”며 “위기 속에서 희망을 갖고 노력하면 반드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당부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창의와 도전이라는 그룹 경영이념은 지금과 같은 세계경제 위기에 가장 적합한 전략”이라며 “창업기 때의 도전 정신으로 다시 돌아가 올해 그룹 경영목표를 반드시 달성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한경닷컴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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