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휴대폰 패키지 판매 주력

2009년 투자계획을 살펴보면 향후 LG그룹이 어떻게 변할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구본무 LG 회장은 최근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과 가진 컨센서스 미팅에서 시설과 R&D(연구개발) 투자액을 줄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LG의 투자액이 11조2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올해 투자액은 11조~12조원 사이가 될 전망이다.

그룹 차원의 투자 키워드는 '디자인'과 '융합'이다. 여러 계열사의 디자인과 연구인력이 팀을 이뤄 공동으로 개발하는 컨버전스 제품을 늘리는 것이 LG의 목표다. 가전제품과 생활용품 등을 패키지로 판매하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활성화 시키려면 LG 브랜드를 달고 있는 제품들의 컨셉트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LG는 지난 12월부터 △화장품 콤팩트 모양의 여성전용 휴대폰 △뚜껑에 LED(발광다이오드)를 장착한 색조화장품 △가전,인테리어,활용품을 결합한 패키지 빌트인시스템 등을 순차적으로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태양전지와 시스템에어컨,휴대폰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태양전지 생산라인은 2010년 1분기부터 가동된다. 경북 구미시 공단동에 있는 PDP모듈 A1라인을 태양전지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총 2200억원의 예산이 잡혀있다.

백색가전 분야 전략상품은 지난해까지 8년간 글로벌 1위를 지킨 품목인 에어컨이다. 전 세계 법인에서 시스템 에어컨 마케팅과 영업을 전담하는 전문인력을 추가로 고용하고 에어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에어컨 아카데미를 현재 29곳에서 2010년 80여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 공개돼 있다. 휴대폰 분야에서는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LTE(롱텀 에볼루션) 단말 모뎀칩을 기반으로 한 4세대 휴대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두께가 얇고 화질이 선명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AM-OLED(능동형발광다이오드),공공장소에서 광고와 정보를 전달하는 퍼블릭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상품에 '올인'한다. 보는 각도에 따라 3가지 다른 영상 정보를 구현할 수 있는 '3뷰 LCD',밝은 야외에서도 선명한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옥외용 LCD,원형과 타원형 LCD 등이 이 회사의 대표적인 미래 상품이다.

LG화학은 지난해 9000억원 수준이었던 투자를 1조2000여억원으로 확대한다. 하이브리드카용 중대형 전지에 가장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 이 분야에는 향후 4년간 4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LG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사 중 가장 먼저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올해와 내년에 사전 준비작업을 벌인 후 2011년부터 2년간 전국망을 구축,2013년에 4세대 사업을 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