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명품매장에 넣어주세요. "

텃세 심하기로 소문난 백화점들의 명품존에선 매장 위치와 규모만 봐도 그 브랜드의 파워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입점 브랜드 선정기준이 까다롭고,브랜드간 자존심 대결도 치열한 백화점 명품존에 입성을 추진하는 '국내 브랜드 아닌 국내 브랜드'가 있다. 바로 패션잡화 브랜드 'MCM'이다.

MCM은 원래 1976년 독일에서 탄생한 브랜드이다. 하지만 2005년 한국 기업 성주디앤디(대표 김성주)가 인수하면서 국내 브랜드가 됐다. MCM은 고가 전략으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입지를 빠르게 구축해 나가면서 이미 독일,미국,중국 등 해외 무대에선 루이비통·샤넬 등 글로벌 명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불황의 파고가 심했던 지난해,국내 시장에서도 MCM은 명품들의 '나홀로 호황'에 편승해 전년 대비 30%의 높은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직까진 국내 백화점의 명품존에선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과연 올해에는 MCM이 국내 백화점 명품존의 높은 문턱을 넘을 수 있을까.

MCM은 우선 올초 국내 '명품의 메카'로 통하는 청담동에 플래그십 매장을 선보인다. 앞서 지난달 11일 신라호텔 스위트룸에서 열린 봄·여름 컬렉션에선 럭셔리 브랜드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수십개의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1500만원짜리 클러치백부터,루이비통과 견줘도 손색없는 여행용 트렁크,여자라면 누구나 탐낼 법한 여행용 화장대,새롭게 선보인 골드 액세서리 라인까지….

MCM은 독일을 비롯,미국·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왔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 베이징의 최고급 호텔인 페닌슐라 호텔과 파크 하얏트 호텔에,11월엔 미국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인 플라자 호텔에 각각 매장을 열었다. 이는 해외 상류 소비층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이같은 약진은 영국,이탈리아,독일,미국 등을 넘나들며 글로벌 비즈니스를 펴고 있는 김성주 성주디앤디 회장의 역할이 절대적이란 평이다. 김 회장은 글로벌 인맥이 두터울 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을 대표하는 여성 기업인으로 통한다. 지난해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어젠다위원회 위원으로 활약했을 정도.비록 한국 태생 브랜드는 아니지만 국내 기업이 소유한 명품 브랜드가 백화점 명품존의 쇼윈도를 장식할 날을 기대해 본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