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 "1만5000명 해고"보도
MP3플레이어 오작동 망신
온라인 부진에 브라우저도 밀려


세계 정보기술(IT)업계에서 '해가 지지 않는 제국'으로 통하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규모 감원설에 휩싸이며 우울한 새해를 맞았다. 게다가 2006년 애플 '아이팟'의 대항마로 야심차게 선보였던 MP3 플레이어인 '준플레이어'까지 동시다발적 오작동을 일으켜 체면을 구겼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2일 IT전문 블로그 펏질라(Fudzilla)의 자료를 인용해 MS가 오는 15일 전체 직원 9만1000명 가운데 약 17%인 1만5000명을 정리해고할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MS는 설립 후 32년간 단 한 번도 감원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 같은 소문이 MS마저도 올해 실적 부진에 빠질 것을 예고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로 관련업계가 술렁이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MS는 이에 대해 "시장의 루머에 대해선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6월 결산법인인 MS는 22일 2009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준플레이어'는 윤초 인식 문제로 지난해 12월31일 자정부터 24시간 동안 부팅시 로고 화면이 뜬 상태에서 기기가 멈춰버리는 오작동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준플레이어는 애플 견제용으로 3년 전 출시됐지만 현재까지 한 자릿수대 점유율에 머물고 있다.

MS의 불안한 출발은 이미 지난해 후반부터 감지됐다. 온라인 사업부문의 부진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3분기 MS 순이익은 4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 증가하며 현상 유지를 한 반면,온라인 부문은 4억80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온라인 검색광고 시장 점유율도 8.5%로 1위인 구글(63%)의 약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미 시사주간지 포천은 "MS는 재무 상태와 사업 방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경쟁사인 구글에 맞서겠다는 일념으로 거액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사업부문 총괄책임자였던 케빈 존슨은 지난해 7월 MS를 떠나며 "MS는 아직 온라인 부문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생각보다 더 오래 이 상태에 머물 수도 있다"는 비관적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MS의 양대 간판 제품인 '인터넷 익스플로러'(IE)와 '윈도 OS'(운영체제)도 후발 주자들의 추격으로 점차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넷애플리케이션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IE의 웹브라우저 시장점유율이 69.88%를 기록,2년 만에 10%포인트 급락했다. 같은 기간 윈도 OS 점유율도 89.6%를 나타내며 9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