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흉터 없고 이틀 지나면 퇴원 '단일통로 복강경수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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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만 해도 종양 등이 생겨 문제가 된 담낭을 절제하는 데 15㎝ 이상의 피부를 절개하는 개복 수술을 했다. 때문에 환부가 아무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 회복이 더디고 입원 기간도 길어졌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게 현재 주종을 이루는 복강경 수술.배꼽을 중심으로 지름 1.5㎝가량의 구멍을 3~4개 뚫고 도관을 삽입,이곳에 카메라와 집게 가위 등을 따로 투입하고 모니터로 환부를 보면서 수술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방법보다 한 단계 발전해 흉터를 획기적으로 줄인 최신 단일통로 복강경수술(일명 LESS:Laparo Endoscopic Single Site Surgery) 기법이 국내에 도입돼 각종 수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새 기법은 환자를 전신 마취한 후 배꼽에 지름 1.5~2㎝의 구멍을 하나만 낸 다음 복부에 이산화탄소 가스를 불어넣어 공간을 확보하고 수술한다. 최종적으로 배꼽 성형술을 시행함으로써 흉터를 거의 남기지 않는다.
이런 장점 때문에 수술 흔적이 남는 것을 싫어하는 미혼 여성이나 미용에 관심이 많은 환자들에게 매력적이다. 또 수술 후 입원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단순 담낭절제술의 경우 4일 정도이나 LESS를 이용하면 2일 정도다. 수술 전날 입원하고 퇴원 후 1주일 만에 외래 진료를 받는 것을 감안하면 완치에 총 10~14일이 걸린다.
LESS가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건 육안으로 보는 것보다도 더 선명하고 확대된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광학 기술과 특수 고안된 복강경용 수술 기구들 덕택이다. 그렇지만 수술은 까다로운 편이다. 기구 간의 충돌을 피해야 하고 복강경 수술 경험이 많은 외과 의사가 집도해야 한다. 수술 시간도 기존 복강경 수술의 1.5~2배 정도로 더 소요된다.
국내에서는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간담췌외과 유영경ㆍ이상권 교수팀이 지난해 7월부터 담낭 절제에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을 국내 처음으로 적용했다. 현재 담낭절제술 50건(국내 최다),맹장절제술 40건,비장절제술 2건(세계 최초),간 절제술 1건의 수술 실적을 올렸다. 같은 의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김용욱 교수는 지난해 8월 국내 처음으로 자궁 완전 적출 환자를 대상으로 LESS를 시행,지금까지 10여명에 대한 수술을 마쳤다.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김현회 교수팀은 지난해 12월24일 선천성 신장 기형을 갖고 있는 3세의 여자 어린이에게 LESS를 이용한 신장 적출술(두 개 중 하나)을 시행해 성공했다. 다년간의 숙련된 경험으로 기존 복강경 수술처럼 1시간30분 만에 수술을 마쳤고 수술 중 출혈도 거의 없었다.
LESS에 가장 많이 이용되는 제품은 한국올림푸스의 '엔도아이'브랜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카메라는 광원이 손잡이 뒤쪽에 연결돼 수술자끼리 손이 부딪치는 것을 줄이고 렌즈는 끝부분이 상하좌우로 꺾여 시야가 훨씬 자유롭다"며 "앞으로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이 결합되면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