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국내은행들이 신용리스크 관리를 위해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은행들은 위험가중자산을 줄이는 방식을 채택하는 게 가장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4일 '국내은행의 2009년 경영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올해 은행들은 신용리스크와 유동성 리스크, 금리변동 리스크, 환율변동 리스크 등 다양한 위험요인에 대한 관리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 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은 신용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주택금융공사와 자산관리공사를 활용한 부실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을 통한 자산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위험가중자산을 축소해야 한다"며 "이는 하이브리드채권과 후순위채의 발행이 해당은행의 금리부담을 가중시켜 수익창출능력을 저해하고 외국인 지분율과 소액주주 지분율을 고려할 때 이익 유보나 증자를 위한 설득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 연구위원은 "금융시장의 발전과 은행의 영업모델 변경으로 인해 은행이 직면한 유동성 리스크가 진화했기 때문에 만기 갭(maturity gap)과 듀레이션 갭(duration gap) 위주의 기존 유동성 리스크 관리방식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은행권은 경제불황과 규제 완화에 대응해 위험관리를 강화하면서 경영효율성을 높여야 하고, 경쟁구조 변화압력에 따라 인수와 합병 매물이 출현하면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위원은 "2009년에 국내은행의 자산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며 "국내은행의 대출증가율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는데 올해 명목 GDP 증가율이 크게 낮아지고, 대내외 경영여건 악화로 충당금 전입 등 대손관련 비용이 현저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데다 건설업과 조선업, 자동차산업 등의 구조조정으로 올해 은행의 자산건전성도 악화될 것"이라며 "특히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가치의 하락현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관련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던 기업대출과 집단대출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서 연구위원은 "지난해 3분기 국내은행의 대표적인 생산성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2.25%로, 지난 1999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지난해 4분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의 상승에 따른 대출이자율 상승으로 NIM이 개선되겠지만 조달금리도 함께 올랐기 때문에 그 폭은 제한될 것"으로 추정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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