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주가 흐름이 좋다. 5일 국내 증시가 지난 주말 미국 증시의 상승 훈풍을 여과 없이 받아들였다. 1월 옵션만기를 앞두고 우려했던 프로그램 매물을 소화해내면서 상승세를 유지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빠르게 호전시키고 있다.

주가 흐름은 좋지만 투자자의 마음 한 구석에는 이번 상승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1월 중 발표될 12월 국내외 경제지표가 최악의 흐름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상승의 걸림돌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번 반등의 이유를 경기회복의 기대감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인 듯 하다.

다만 다른 시각에서 돈의 심리로 들여다보면 주가 상승은 추가적으로 더 진행될 수 있다. 달러화 약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서다. 악화되는 미국의 경기흐름과 오바마 취임식을 전후로 기대되는 추가 경기부양정책 역시 대규모의 재정적자를 필요로 하면서 달러화 약세를 압박할 것이다.

예상대로 달러화 약세가 진행된다면, 유가를 필두로 한 상품시장의 반등 역시 진행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시장은 돈의 심리가 위험을 조금씩 감수하기 시작했다고 이해할 것이다. 이와 같은 해석은 주식시장에도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시장의 방향성은 실물경기의 흐름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돈의 심리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달러화 약세에서 촉발되는 상품시장과 주식시장의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증시 상승)에서 전략적으로는 화학과 철강, 대체에너지 관련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미 지난해 2분기 상품시장 반등국면에서 이와 같은 경험을 한 바 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