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시티 장악 임박…하마스 백기 드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가자시티 장악 임박…사르코지 중재안 주목
지상전 개시 사흘째인 5일 탱크와 헬기의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 깊숙이 진격하면서 중심 도시인 가자시티 장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나서기로 이란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제5차 중동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수만명의 이스라엘 지상군은 전날 폭이 5~8㎞에 불과한 가자지구 측면을 관통해 들어가 하마스 세력을 남북으로 갈라놓은 뒤 가자시티를 포위한 데 이어 이날 일부 병력이 가자시티 외곽에 진입했다.
가자지구 북부의 베이트 라히야와 베이트 하눈,자발리야와 남부의 이집트 국경 인근 라파 등지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교전이 벌어졌다.
시가전이 격화되면서 3일 지상전이 개시된 이후 지금까지 7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이후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는 500명을 훌쩍 넘겼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외곽을 공격할 때 두터운 하얀색 연기를 뿜어내는 화학무기 '백린(白燐)탄'을 쏘아올려 군부대의 전진을 은폐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백린탄은 파편이 사람의 피부에 닿으면 2~3도 화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제네바 조약에서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 사용을 금지한 무기다.
이스라엘의 전면전에 맞서 헤즈볼라의 개입 가능성도 제기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사에드 잘릴리 이란 국가안보 최고위원회 위원장은 "이란은 이스라엘이 가자에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 공격을 감행하기로 헤즈볼라와 합의했다"고 말했다.
만약 헤즈볼라가 전쟁에 뛰어든다면 '제5차 중동전'의 발발을 의미한다. 헤즈볼라는 강한 군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은 국가 대 국가의 전쟁을 방불케 할 전망이다.
하지만 헤즈볼라가 레바논 선거를 수개월 앞둔 국내 정치 상황을 감안,이스라엘과 새로운 전선을 형성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세계 4위 원유생산국인 이란은 '석유 무기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란의 한 군 고위간부는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나라에는 석유 판매를 중단하자"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새로운 휴전 중재안을 들고 5~6일 중동을 방문해 중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중동 순방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등과 전화 회담을 하고 중재안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러시아도 중동 특사인 알렉산드르 살타노프를 현지에 급파했다. 유럽연합(EU) 사절단 역시 중동 지역으로 출발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중동 문제 해결을 위해 이번 주로 예정됐던 중국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반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은 가자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아랍권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마스의 휴전 제안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마리브에 따르면 가자에 은신 중인 하마스 고위간부 아흐마드 유수프는 프랑스 뉴스채널 '프랑스 24'와의 전화 회견에서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조건 없는 휴전에 합의할 용의가 있다"며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휴전에 어떤 조건도 달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하마스가 이날 가자 사태 이후 처음으로 외교적 대화를 위해 이집트에 대표단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우리가 멈추고 싶을 때까지 싸움을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그냥 놔두길 바란다"며 휴전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