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경기불황으로 기업들의 접대가 축소되면서 안마시술소·룸살롱 등 유흥업소 관련 상가와 점포매물이 크게 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흥업소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역삼동,청담동과 서초구 남부터미널 주변과 방배동은 물론 강북 신촌 일대에서 손님급감으로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서울 동대문경찰서가 장안동 안마시술소의 업주들과 이른바 ‘성전(性戰)’을 벌이면서 안마시술소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을 벌인 이후 서울 각 지역에서 안마시술소의 손님은 절반이상 줄어들었다.

‘안마 1번지’로 불리며 한 때 호황을 누리던 방배동 일대의 10여개 업소도 손님 급감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방배동의 이수교차로 뒤편 대지 346㎡(105평),연면적 1096㎡(331평)의 지하 1층~지상 6층 건물의 S안마시술소는 현재 45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보증금 5억원,월 2500만원에 임차된 이 업소는 융자 30억원을 받았다.

강남에서 룸살롱 안마시술소 등의 매물을 중개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불황의 직격탄으로 향락업소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서서히 매물로 나오고 있는 상태”라며 “이대로 가다간 단골손님을 확보한 일부 업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소가 임차료와 직원월급 부담을 못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신촌 일대의 룸살롱과 카페들도 파리를 날리기는 마찬가지다.연대앞 카페 골목의 S카페 주인은 “연말연시에 손님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이상 줄었다”며 “업소들도 메뉴 가격의 거품을 빼는 등 노력해야겠지만 손님이 계속 줄어들 경우 폐업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지의 향락업소 불황은 경기도 양수리,장흥 등 서울 근교의 모텔로까지 이어져 이 지역에도 경매 매물로 나오는 업소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향락업소는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라 실물경기 침체가 심해질 수록 매물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