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삼성동 전셋값 하락 도미노 … 입주 폭탄에 기존 아파트 '긴장'

작년 4분기부터 본격화한 서울 강남지역 전셋값 하락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세계약을 새로 해야 할 강남권 입주 3년차 아파트들이 잠실과 반포지역 '입주물량 폭탄'의 '제2파'를 맞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작년 서울 잠실,반포 등지 입주물량 쇼크로 인근 아파트 전셋값이 1차 하락세를 보인 데 이어 올해에도 강남권은 물론 멀리 광진구와 마포구 일대 전셋값에 2차 충격파가 전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올해 강남지역 신규 입주는 3000~4000가구로 작년의 2만가구에 비하면 크게 줄어들겠지만 잠실 재건축 전세 물량이 다 소화되지 않아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2차 여진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단지가 강남구 삼성동의 롯데캐슬프리미어(713가구)다. 2007년 3월 입주한 이 아파트 주인들은 다음 달 전세 계약을 다시 맺거나 매물을 내놓아야 한다. 문제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삼성동 힐스테이트(옛 영동차관아파트,2070가구)가 작년 12월 입주 이후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 아파트 109㎡형 전세금은 2억5000만원 선인 반면 롯데캐슬프리미어 105㎡형 전셋값은 4억원 안팎으로 무려 1억5000만원 차이가 난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롯데캐슬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3억원 수준으로 낮추거나 세입자에게 금융비용을 대신 물어주지 않는다면 롯데캐슬 세입자들로선 인근의 싼 아파트로 이사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롯데캐슬이 지하철역(강남구청역)에 더 가깝고 아파트 밀집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1억5000만원이란 격차는 과도해 보인다"며 "삼성동 힐스테이트가 1차로 잠실 입주 충격을 받았다면 롯데캐슬프리미어는 2차 여진에 시달릴 것"으로 내다봤다.

입주 3년째를 맞는 삼성동 래미안(해청1단지)도 112㎡형 전세금이 3억~3억5000만원으로 삼성동 힐스테이트보다 많게는 1억원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

작년 12월 중순 입주를 시작한 반포자이(3410가구)로 인해 반포와 잠원동 일대 아파트들의 전셋값 하락도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잠원동 양지공인의 이덕원 중개사는 "반포자이 입주물량 때문에 주변 아파트 전셋값이 중소형은 30%,중대형은 그 이상 하락했었다"며 "올해 전세 계약 만기가 도래하는 인근 아파트들도 2차로 전셋값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잠실에서 대치동 학원가에 접근하기가 수월해 대치동 학군 수요가 일부 잠실로 이전했다"며 "대치동과 역삼동 아파트 전셋값도 잠실 입주 쇼크권역에 들어가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현재 역삼동 개나리 래미안,개나리 푸르지오,역삼 푸르지오 등의 중소형 전셋값은 3억3000만~3억8000만원 선이다.

2차 여진의 반경은 강북에서 임대차 시장이 비싸게 형성된 강 건너 마포와 광진구까지 미치고 있다.

함영진 실장은 "광진구 노유동 이튼타워리버3 161㎡형 전세금은 이번 주 3억3000만~3억7000만원으로 한 주 만에 2500만원 빠졌다"며 "마포 래미안공덕 1차 112㎡형 전셋값도 2억2000만~2억5000만원을 유지하고 있지만 서서히 하락 영향권에 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