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성장ㆍ일자리 창출 '액션플랜' 나왔다

정부가 6일 녹색뉴딜(Green New Deal)사업 36개를 선정한 것은 경기 침체에 대응한 공공 부문의 재정투자사업(뉴딜정책)을 이왕이면 '녹색성장'이라는 국가 발전 전략에 도움이 되게끔 우선 순위를 가다듬었다는 의미를 가진다. 민간 부문의 고용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공공 부문에서라도 일자리를 대량으로 창출하되 친환경 개발과 탄소저감,에너지 절약 사업 등에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8월15일) 연설에서 녹색성장의 기치를 들고 나서 부처별로 관련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사업 간 연계가 부족하고 중복 투자가 우려된다는 지적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청계천 복원' 전국으로 확대

녹색뉴딜의 핵심은 하천 정비 사업이다. 5년간 잡혀 있는 전체 사업비(50조원)의 40%가 넘는 20조6000억원(4대강 살리기,중소댐 건설,소하천 복원 등 합산)이 하천 정비와 주변 공간 개발 사업에 쓰인다. 이미 작년 말 안동(낙동강)과 나주(영산강)에서 첫 삽을 뜬 4대강 살리기와 더불어 정부는 지방의 도심 및 마을 구간을 흐르는 중소하천을 서울 청계천처럼 시민들이 늘 가까이 할 수 있는 생태하천으로 조성키로 했다.

안양 학익천처럼 콘크리트로 된 제방을 친수(親水)공간으로 재개발하는 '살아있는 강길 100 프로젝트'와 도시의 건천(乾川,물길이 마른 하천)과 복개천을 복원하는 '청계천+20 프로젝트' 등을 각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추진한다.

이와 함께 1만4000여명의 공공근로인력을 투입해 하천 공원 등에 방치된 묵은 쓰레기를 처리하는 '클린코리아' 사업도 시행된다. 더불어 화북댐 부항댐 성덕댐 등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중소형 댐을 친환경 맞춤형으로 건설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철도 자전거 등 저탄소 교통수단 활성화

신규 도로 건설 위주였던 교통망 정책의 우선 순위가 철도 확충으로 바뀐다. 우선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동대구~부산 간)을 2010년까지 끝마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로 2시간10분이면 갈 수 있게 된다. 호남고속철도도 2017년까지 완공해 서울~목포 간을 1시간 55분에 주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에는 올해 4685억원을,호남고속철도는 1400억원을 투입하기로 확정했는데 이로 인해 올해 철도 건설 예산(4조5874억원)은 지난해보다 36.3% 증가했다.

전국을 자전거 도로로 잇는 네트워크 구축 사업도 추진된다. 행주대교를 기점으로 인천 강화와 전남 목포를 거쳐 부산 해운대 및 경북 포항을 돌아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갈 수 있는 해안 자전거도로 개발 사업이 추진된다. 자전거길 확충 사업은 4대강 살리기와도 연계된다. 4대강 제방에 1297㎞에 달하는 자전거 도로를 조성하고 이를 대도시 권역의 자전거 급행도로와 연결해 자전거를 지역 간 이동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대중교통 환승 시설이 대폭 확충되고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구축하는 사업도 녹색 교통망 분야의 연계사업으로 선정됐다.

◆그린홈 공급,그린카 개발 추진

정부는 또 2018년까지 태양열 온수기와 히트 펌프(온도차를 이용한 냉난방 겸용장치)를 장착하고 재활용 폐자재로 짓는 친환경 주택(그린홈) 200만채를 지어 일반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포함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건물에는 금융 및 세제 지원 혜택을 추가로 주고 설계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모든 집이 친환경 에너지 절약 주택이 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2012년까지 1조원을 투입해 녹지 공간이 부족하고 에너지 효율이 낮은 학교에 연못을 조성하고 친환경 페인트로 도색한 '그린스쿨'을 지을 계획이다. 그린스쿨 사업에 친환경 천장재,페인트,조명기기 등을 납품할 중소기업도 대거 육성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2012년까지 공공기관 전체 조명의 20%를 LED로 교체해 400여개 관련 기업이 먹고 살 수 있는 시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더불어 자동차 및 관련 산업계와 협력해 2012년까지 차세대 자동차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에너지 저장시스템과 핵심 부품을 개발하는 '그린카' 프로젝트도 추진키로 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