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지음│까치│288쪽│1만8000원

노동부장관 재임 시절 노동계를 향해 여러 차례 쓴소리를 했던 김대환 인하대 교수(경제학)가 노동운동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법을 제시한 《한국 노사관계의 진단과 처방》을 펴냈다. 김 전 장관은 "'전투적 실리주의'가 노동운동과 노조를 과도한 정치화로 이끈다"며 "노조는 법과 원칙보다는 힘과 정치에 의존한 집단행동을 벌였고 점차 과도한 요구를 내걸고 정치화의 길을 걸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교섭석상에서 전투적 복장과 거친 언어,시위를 통해 교섭력을 높이려고 하는 노조의 의식과 관행은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으며 이를 스스로 개선하는 노력이 요청된다"고 지적했다.

사용자와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생산장려금 지급 등의 방법으로 파업 기간 중의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스스로 파괴하고 노조의 불법 행위까지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해주는 등 노사관계의 정립을 위한 노력에 소홀했다. "

정책의 일관성 상실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김 전 장관은 "노사가 스스로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법과 원칙의 테두리를 벗어나선 안 된다"며 "정부가 노사관계를 정치적 차원에서 접근함으로써 법과 원칙을 엄정하게 적용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서로가 존재양식과 철학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승패의 강박감으로 인한 감정적 대립에서 벗어나 이성적인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