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국제정기노선 하나도 없어 ‘동네공항’전락.

청주국제공항이 새해 초부터 국제정기노선 운항이 전면 중단되면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7년 개항한 청주국제공항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12개의 국제노선을 갖춘 국제공항의 면모를 보였으나 7일부터 국제노선이 하나도 없는 명색만 국제공항인 ‘동네공항’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청주∼베이징 노선을 운항하던 아시아나항공이 7일부터 3월 28일까지 운항을 중단키로 잠정결정함에 따라 청주공항의 유일한 정기 국제노선마저 없어지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겨울철 비수기 한 달간만 운항을 중단하고 지난해 12월 24일 운항을 재개했으나 환율상승과 경기 침체 등으로 신년 연휴에도 불구, 승객이 줄어 1주일 만에 운항중단을 연장키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의장기간 운항중단으로 인해 청주국제공항에서는 3월 말까지 국제정기노선이 모두 없어지게 됐다.

이에 앞서 청주와 상하이를 운항하던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26일부터 3월27일까지, 중국 동방항공도 지난해 11월7일부터 3월27일까지 운항을 중단하고 있는 상태다. 중국 남방항공 역시 매주 화·토요일 청주∼장사 노선을 운항했으나 지난해 11월15일 이후 중단했고, 11월12일부터 매주 수요일 운항했던 청주∼심양 노선도 지난해 12월1일부터 날개를 접었다.

전세기도 중화항공의 대만 가오슝 노선이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올 3월까지 모두 23회 46편, 제주항공의 캄보디아 시엠립 노선이 지난해 12월 29일부터 1월 17일까지 모두 14편 등 2개 노선만 운항되고 있을 뿐이다.

당초 예정된 홍콩항공의 청주∼홍콩 노선 전세기도 지난해 12월 스케줄이 취소돼 현재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다. 이 노선은 11회를 운영하려 했으나 환율인상으로 여행상품 원가가 너무 올라 비행횟수를 4회로 줄여 오는 23·24·27일 운항을 준비중이지만 예약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국내 첫 저가 항공사로 청주에 본사를 두고 있던 한성항공도 만성적인 경영난과 국제선 취항 지연 등으로 부채 280억원을 안은 채 개항 4년만인 지난해 10월 전면 운항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청주∼제주노선은 매일 아시아나항공 4편과 대한항공 4편, 제주에어 2편 등만이 운항 중이서 국내선 마저 불안한 상태다.

엎친데겹친격으로 정부가 올해부터 지방공항에 대한 민영화 등 구조조정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여 청주공항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는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지방공항에 대한 처리방향을 올 연말까지는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업들도 경제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공항경영을 감안할 때 선뜻 맡겠다고 나설 민간자본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공항시설은 국가소유로 둔 채 운영주체만 민영화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며 “민영화는 공항 폐쇄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어 정부가 나서 동북아 시대를 겨냥한 중부권 항공물류 거점 공항으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