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7일 '2009년 해외 10대 트렌드'를 선정해 발표했다. 연구소는 올해 세계경제의 키워드로 '불황''응전''변화'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세계경제 침체가 깊어지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의 대응이 시험받는 한 해가 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금융 · 경제 질서가 형성되고 산업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다. 연구소는 10대 트렌드 중 첫 번째로 금융위기 진정을 꼽았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각국이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고 있어 금융시장이 차츰 안정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위기가 해소 국면으로 접어드는 시기에 대해선 2분기 이후로 관측됐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침체 심화는 불가피한 것으로 연구소는 예상했다. 금융위기가 실물로 전이되면서 미국 유로존 일본 등 선진국이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는 데다 중국 역시 성장률이 올해 8%대 초반으로 낮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연구소는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률을 0.7%로 전망해 지난해의 2.5%보다 대폭 낮춰 잡았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서둘러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다. 연구소가 집계한 세계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규모는 2조1000억달러로 2007년 세계 경상GDP(국내총생산)의 4%에 이르는 수준이다.

각국 정부는 시장 실패를 치유하기 위해 개입을 확대할 전망이다. 특히 금융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통상 분야에서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전망이다. 연구소는 이를 '국가자본주의의 대두'로 표현했다.

새로운 국제금융질서에 대한 구체적 추진 방안은 오는 4월 초에 열리는 '런던 2차 정상회의'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일시 위축됐던 미국 주도권이 다시 회복될 전망이다. 국제 원자재가격은 지난해에 비해선 약세를 나타내겠지만 하반기에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측됐다. 두바이유의 경우 올 상반기엔 배럴당 45달러에서 하반기엔 55달러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외교분야에선 미국이 중국 및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강대국 간 긴장은 완화되고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으로 다원주의 문화가 전 세계로 확산될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