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제동향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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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1분기 고용 시장이 극심한 침체에 빠져 취업자 증가율이 '제로(0)'에 가까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급격히 줄고 고용 부진이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 전반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KDI는 7일 펴낸 '1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지난해 11월 노동시장은 취업자 증가세가 축소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고용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희삼 KDI 연구위원은 "내수의 두 축인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심각한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데다 수출마저 침체에 빠져 사실상 올해 1분기 중에는 고용 증가가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면서 △15~19세(-4만8000명) △20~29세(-13만3000명) △30~39세(-13만2000명)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취업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를 봐도 지난해 5월 전년 동월 대비 6만8000명 감소에서 △6월 11만3000명 △7월 14만명 △8월 11만9000명 △9월 8만3000명 △10월 16만2000명 △11월 18만1000명 등으로 감소폭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제조업의 취업자 감소세(-5만6000명)가 여전한 가운데 서비스업의 고용 부진 현상이 고부가가치,지식기반 서비스업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도 고용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라고 KDI는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을 합쳐 7만9000명(전년 동월 대비)이 일자리를 잃었을 뿐 아니라 통신업(-3000명) 금융업(-3만명) 분야에도 찬바람이 불었다.

김 연구위원은 "고용 시장 악화가 민간 소비 위축을 낳아 또 다른 실업자를 양산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고용보험 혜택을 못받는 임시 · 일용직 실업자와 자영업 휴폐업자 등이 있다면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실업수당을 줘 가계를 꾸려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