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정말로 하나 빼고 다 좋아요?''당연히 고대 경영이 서울대보다 좋아요!' 최근 주요 일간지에는 이 같은 내용의 광고가 실렸다. 고려대 경영대가 2009학년도 정시모집을 앞두고 서울대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전략을 취한 것이었다. 광고가 나가자 해당 대학은 물론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그 내용이 화제가 됐다. '특정 대학을 거론한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에서부터 '광고가 많이 회자되는 만큼 효과는 확실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2009학년도 고려대 정시 모집 결과 경영대의 경쟁률은 지난해와 같은 2.53 대 1에 머무른 데 반해 서울대 경영대의 경쟁률은 4.3 대 1로 지난해 3.86 대 1에 비해 크게 올랐다. 연세대 경영대 경쟁률도 2008학년도 3.34 대 1에서 올해 3.5 대 1로 늘었다.

수험생들의 반응도 부정적이었다. 한 수험생은 "설경(서울대 경영의 줄인 말)이랑 고경(고려대 경영의 줄인 말)에 동시에 붙으면 고경 가는 사람이 있겠느냐"며 "누가 봐도 뻔한 얘기를 이렇게 하니까 오히려 더 반감만 생긴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그 말(고대 경영대가 서울대보다 낫다는 말)이 맞다면 정시 모집에서 서울대와 같은 나군으로 바꿔보라"고 비꼬기도 했다.

심지어 한 고려대 재학생도 "(서울대보다) 안 좋은데 더 좋다고 우기는 것이 오히려 자신감 없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고려대 경영대는 이번 네거티브 광고를 통해 큰 수확을 얻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번 고려대 경영대 광고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서울대보다 앞으로 더 잘해보겠다는 의지의 표현 아니겠느냐''신선했다'는 의견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동안 지나친 엄숙주의에 빠져 외부 변화에 둔감한 대학가에 던지는 경고의 메시지였다는 분석도 그래서 나온 것이다.


이제 대학도 예외 없이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국내 대학 간 경쟁할 게 아니라 눈을 밖으로 돌려야 할 때다. 고려대 경영대의 경쟁 대상이 서울대 경영대에 머무를 게 아니라 미 하버드 경영대 등 세계 유수의 대학이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