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기대 연3.25%…MMF 100조
기업으로 돈 안돌아 실물경기와 괴리 여전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하루 앞둔 8일 장단기 시장 금리가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원 · 달러 환율이 뛰고 실물경기가 가파르게 하락해 자금시장과 실물시장 간 괴리는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 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이날 0.67%포인트 급락,연 3.25%를 기록했다. CD 금리는 종전 최저치인 2004년 11월30일의 연 3.36%를 경신한 사상 최저 수준이다.

기업은행이 91일물 CD를 전날보다 무려 1.02%포인트 낮은 연 2.90%,6개월 중소기업 금융채를 연 3.00%에 각각 발행한 영향이 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당초 CD와 단기 채권을 각각 500억원어치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수요가 2조원 이상 몰려 금리를 낮추고 발행 규모도 1500억원과 2000억원으로 각각 늘렸다"고 전했다. MMF(머니마켓펀드)에 98조원 이상이 몰리는 등 단기 자금이 급속도로 불어나면서 채권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CD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은행들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매주 목요일 종가를 기준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국민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현재보다 0.68%포인트 낮은 연 4.01~5.51%로 조정해 다음 주 초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19%포인트 하락한 연 3.35%,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20%포인트 내린 3.81%에 마감됐다. 반면 원 · 달러 환율은 주가의 하락 반전과 외국인의 매도 전환으로 전날보다 40원50전 오른 1333원으로 마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8일 발간한 1월 경제동향 보고서(그린북)에서 수출과 내수 모두 가파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소비재 판매는 지난해 11월 5.9% 감소(전년 동기 대비)한 데 이어 12월에는 백화점(-3.2%)과 할인점(-2.1%) 매출이 모두 줄었다. 기업의 설비투자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소비심리마저 급격히 위축되고 있어 경기가 쉽게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재정부는 우려했다.

박준동/김재후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