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가 급증하자 시장에서 이에 관한 해석이 분분해지고 있다. 아주 긍정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이제 외국인이 우리 시장을 다시 보기 시작했으므로 지난해까지 일방적으로 이뤄지던 외국인 매도가 사라질 것이란 기대를 제시하고 있다. 반면 부정적인 입장에서는 연초 외국인 매수는 그동안 몇 번 있었던 일시적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폄하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는 한마디로 '블랙박스'다. 그들이 왜 사는지,얼마나 살 것인지는 단지 추측에 불과할 뿐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힘들다.

이런 제약 요인에도 불구하고 세 가지는 분명한데,우선 이제 시장상황이 어려워져도 외국인들이 크게 매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매도를 통해 외국인은 우리나라 주식에 대한 높은 편입 비중을 해소했다. 따라서 이머징마켓(신흥시장) 펀드 전체가 줄어든다거나 하는 변화가 없는 한 추가적으로 매도를 해야 할 유인이 사라졌다. 주가가 급락했지만 해외에서 펀드가 줄어드는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

둘째,때에 따라 순매수가 예상되지만 매수금액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 동향을 분석해 보면 선진국 시장 움직임이 외국인들의 매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올해 선진국이나 이머징마켓 모두 주가가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 시장이 특별히 외국인을 유인할 요인이 없다.

셋째,외국인이 작년만큼 주식을 팔지 않기 때문에 국내 기관투자가도 사지 않을 것이다. 국내 가계의 자산구조를 보면 저축에서 투자로 변화하는 흐름이 한 번은 지나간 것 같다. 여기에 지난해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에 펀드투자 확대가 쉽지 않다. 외국인 매수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갖지 않았으면 한다.

<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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