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경영진들의 부정부패가 연말 연초에 속출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오디코프는 최근 전 최규호 회장, 유준석 사장, 이상경 부회장 등이 217억원 규모의 회삿돈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최 회장등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 혐의로 지난 5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트리니티 김태훈 전 대표이사는 30억원을 배임한 혐의가 들통났고, 또 다른 상장사인 네오쏠라는 유연식 전 대표이사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달 초까지 회사를 운영하던 김영집 코디너스의 대표도 13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받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업체인 유성티에스아이의 장창진 각자대표도 지난달 3일 김환교 각자대표와 전 경영진들이 261억원을 횡령했다고 검찰에 고소했다. 이밖에 아티스, 그랜드포트 등도 전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 혐의가 드러났다.

이처럼 연말 연초에 부정한 경영진들이 속출하는 이유는 12월 결산법인의 결산기를 맞아 더 이상 악재를 숨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선임연구원은 "결산기에 감사보고서를 제출을 앞두고 전·현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 혐의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며 "12월 결산기는 한 해를 마감하는 것으로 더 이상 악재들을 숨길 수 없는 종착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기 마감을 앞둔 연말·연초에는 그 동안 감춘 경영진의 부정부패와 중도 사퇴 등의 악재들이 쏟아질 수 있어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연말·연초에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은 특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미들스몰캡연구원도 "연말·연초에 전문경영자들이 퇴사하는 사례가 많다"며 "회사를 책임지고 경영하는 경영진이 연초에 회삿돈을 빼돌렸다가 중도에 일산상의 이유라며 회사를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