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사람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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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6백만불의 사나이'라는 미국 드라마가 있었다. 전자눈과 로봇팔다리를 다는 식으로 사람을 초능력자로 완전히 개조할 때 드는 비용을 합계낸 게 600만달러였다. 30년도 더 지났으니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지금은 비용이 얼마나 올라갈까. 과학기술의 발달로 비용은 오히려 내려갈까. 세상에 제일 귀한 존재가 사람인 것은 분명하지만 건강하고 강한 육체로 보수 · 대체하는 개념에서 이렇게 '사람값'이라는 계산을 못해볼 것도 없다. 그럼에도 통상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역시 임금을 놓고 보는 게 상식적이겠다. 자산 디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주식이니 부동산이니 원자재니 하지만 사람의 가치가 떨어지는 게 제일 커 보이는 요즘이다. 청년 백수에 구조조정의 실직자로 유휴인력이 급증한 탓이다. 경제적 논리로 볼 때,공급이 넘치니 사람의 경제적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너무 비싸도 탈,너무 싸도 탈인 게 사람값이다. 파생상품 등으로 모래성을 쌓고 수천만달러의 연봉에다 더 많은 성과금까지 챙긴 월가의 금융회사 경영진들은 터무니없이 비싼게 문제가 됐다. 반면 지난해 중국발 멜라민 파동으로 온나라가 소란스러웠던 것은 너무 쌌기 때문이다. 멜라민 제품이 생산된 중국에서 인명피해에 대한 비용이 높았다면,즉 인명과 관련된 대가가 크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후진국에서 대형 산업재해가 허다하게 발생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철저한 산업안전시설을 갖추는 것보다 설사 사고가 발생해도 인명 보상비가 더 싸다면 그만큼 재해 가능성은 커진다. 물론 돈으로 계산될 수 없는 인권 차원의 문제는 덮어놓고 보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임금으로 나타나는 사람의 값은 경제여건에 따라 변한다. 경제성장 결과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예컨대 한국의 대졸 대기업 취업자 초봉이 미국 햄버거 가게 아르바이트생의 임금을 추월한 것도 80년대 이후다.
최근 들어 최저임금 인하문제가 논란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경제난 때문이다. 재계는 고임금 때문에 고용확대가 어렵다고 한다. 고용을 유지하려면 인건비를 조정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게 그 배경이다. 반면 임금을 낮춰봤자 일자리는 별로 늘지 않는다는 게 노동계의 반론이다. 적정한 사람값으로 함께 살 수 있는 묘안은 없나.
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너무 비싸도 탈,너무 싸도 탈인 게 사람값이다. 파생상품 등으로 모래성을 쌓고 수천만달러의 연봉에다 더 많은 성과금까지 챙긴 월가의 금융회사 경영진들은 터무니없이 비싼게 문제가 됐다. 반면 지난해 중국발 멜라민 파동으로 온나라가 소란스러웠던 것은 너무 쌌기 때문이다. 멜라민 제품이 생산된 중국에서 인명피해에 대한 비용이 높았다면,즉 인명과 관련된 대가가 크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후진국에서 대형 산업재해가 허다하게 발생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철저한 산업안전시설을 갖추는 것보다 설사 사고가 발생해도 인명 보상비가 더 싸다면 그만큼 재해 가능성은 커진다. 물론 돈으로 계산될 수 없는 인권 차원의 문제는 덮어놓고 보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임금으로 나타나는 사람의 값은 경제여건에 따라 변한다. 경제성장 결과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예컨대 한국의 대졸 대기업 취업자 초봉이 미국 햄버거 가게 아르바이트생의 임금을 추월한 것도 80년대 이후다.
최근 들어 최저임금 인하문제가 논란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경제난 때문이다. 재계는 고임금 때문에 고용확대가 어렵다고 한다. 고용을 유지하려면 인건비를 조정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게 그 배경이다. 반면 임금을 낮춰봤자 일자리는 별로 늘지 않는다는 게 노동계의 반론이다. 적정한 사람값으로 함께 살 수 있는 묘안은 없나.
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