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 1R… 최경주·앤서니 김 나란히 11위

정상급 프로골퍼들도 오랜 공백 끝에 라운드에 나서면 경기감각이 떨어지는가 보다. 특히 퍼트 감각은 한창 시즌 때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미국PGA투어 2009시즌 개막전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에서 증명됐다. 9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코스(파73)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출전선수 33명의 평균 퍼트 수는 31.48개에 달했다.

지난해 투어 평균(29.35개)보다 2개 이상 많다. 60타대 스코어를 낸 선수들만 30개 미만이었고,상당수 선수들은 30개를 훌쩍 넘었다. 지난해 투어 상금랭킹 1위 비제이 싱(피지)은 첫날 퍼트 수가 34개에 달했고,세계랭킹 7위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는 무려 37개를 기록했다.

나란히 2언더파 71타를 친 최경주(39 · 나이키골프)와 앤서니 김(24)의 퍼트 수는 각각 32개,33개였다. 두 한국(계) 선수는 퍼트가 뜻대로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선두 지오프 오길비(호주)와 4타차의 공동 11위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최경주는 지난해 이 대회 첫날 79타를 쳤었다.

오길비는 이 대회 전 고국에서 열린 호주PGA챔피언십(우승)과 호주오픈(6위)에 출전해온 덕분에 경기감각을 유지해온 선수.그는 2006년과 2007년에도 이 대회에 출전했는데,언더파를 기록한 것은 9라운드 만인 이번이 처음이다. 오길비는 이날 퍼트 수 29개에 힘입어 보기없이 버디만 6개 잡았다. 퍼트 수 27개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한 일본계 미국선수 이마다 류지는 6번홀부터 12번홀까지 7개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는 기염을 토했다. '7연속 버디'는 투어 최다홀 연속버디(8홀)에 1개 모자라는 것이다.

투어 '20대 라이벌'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앤서니 김-비예가스의 대결에서는 퍼트에서 앞선 김의 우세로 끝났다. 김이 언더파를 기록한 반면,비예가스는 1오버파 74타로 23위에 머물렀다.

내리막인 18번홀(파5 · 길이663야드)에서는 33명 중 23명이 '2온'을 시켜 갤러리들을 즐겁게 했다. 이날 최장타는 408야드에 달했고,선수들의 드라이버샷 거리는 뒷바람을 타고 평균 363.4야드나 날아갔다. 33명 평균타수는 4.636타로 18개홀중 가장 쉬운 홀로 나타났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