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남역 등 5곳만 예정대로

서울시내 29개 지하도 상가 2700여 점포의 입찰방식을 놓고 상인들과 10개월에 걸쳐 갈등을 빚어온 서울시가 경쟁입찰 시행시기를 3년 뒤로 미루기로 했다. 하지만 개 · 보수 대상인 강남역,강남고속버스터미널 등 5개 상가는 당초 일정대로 일반 경쟁입찰을 도입해 상가 활성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현재 시 산하 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 중인 전체 지하도상가에 대해 일반 경쟁입찰방식을 전면 도입하기로 한 방침을 바꿔 일부 상가를 제외하고는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향으로 수정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하철 2호선 강남역 △3 · 7호선 환승역 고속터미널역 1 · 2 · 3구역 △1호선 영등포역 지하도상가 등 5곳을 제외한 나머지 24곳에 대해서는 경쟁입찰 도입 시기를 3년 뒤로 미룰 계획이다.

시는 종전까지 영업 중이던 상인들의 임차계약 기간이 작년 5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만료되면서 29개 지하도상가 임차인과의 계약 연장을 잇따라 거절해 왔다. 또 최근까지 1900여개 점포 임차인을 대상으로 명도청구소송을 진행하는 등 상인들과 마찰을 빚어 왔다.

시는 이번에 유예대상에서 빠진 5개 상가에 대해서는 소송이 마무리되는 대로 경쟁입찰을 통해 민간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렇게 선정된 사업자가 상가배치 임차인선정 등을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민간 사업자는 입찰가격과 함께 △기존상인 보호대책 △상가활성화 계획 △공공기여도 등 비가격요소에 대한 평가도 함께 받게 된다. 시 관계자는 "5개 상가의 경우 개 · 보수가 예정돼 있어 어차피 상인들이 빠져나가야 하는 데다 상권이 비교적 활성화돼 상인들 사정이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만큼 입찰유예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상인들은 이제 겨우 상권이 형성돼 장사를 하고 있는데 나가라는 것은 생존권 위협이라며 수의계약을 해달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갈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