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고 전환 안해 … 포철고 등은 눈치

교육과학기술부가 2010년부터 자율형사립고(자율고)를 전국에 설립하는 방안을 구체화하면서 기존 자립형사립고(자사고)들이 자율형으로 전환할 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예비 고교생과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자율고로 전환하면 전국 단위 학생모집이 금지될 뿐만 아니라 법인전입금 비율이 낮아져 학교 운영비 확충이 과거보다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11일 교과부와 전국 6개 자사고에 따르면 강원 횡성 민족사관고등학교와 전북 전주 상산고는 자율형으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거의 굳힌 상태다. 자립형을 유지하면 법인 전입금 비율(학생 등록금 대비 25%)이 높은 대신 전국에서 우수 학생을 뽑을 수 있다.

민사고를 운영하는 민족사관학원 관계자는 "자립형의 장 · 단점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무조건 자율형으로 갈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포스코가 운영하는 전남 광양제철고와 경북 포항제철고,현대중공업이 운영하는 울산의 현대청운고,학교법인 동해학원의 부산 해운대고는 재단의 눈치를 보며 자율형 전환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4개 자사고가 자율형 전환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학교의 입장과 재단의 입장이 달라서다.

우선 해당 시.도 지역 내에서만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또 법인 전입금 비율이 낮아지면서 학교 운영비를 전보다 안정적으로 마련하기 어렵고 사회적 배려 대상자 비율도 의무적으로 20% 유지해야 한다.

반면 그동안 해마다 수억원~수십억원 수준의 학교운영비를 대 온 재단들 중 일부는 내심 이 기회에 자율형으로 전환해 전입금 비율을 낮추기를 원하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