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IT] (7) 4세대 이동통신

아침 6시가 되자 침실에 놓인 오디오에서 상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휴대폰에 설정해둔 알람시간에 맞춰 오디오가 자동으로 작동되는 덕분에 A씨는 매일 아침 음악을 들으며 눈을 뜬다.

오디오뿐만 아니라 집안에 있는 가전제품들이 이동통신망으로 연결돼 있어서다. 세면 도중에는 틈틈이 세면대 위에 걸린 LCD 거울로 주요 뉴스를 시청한다. 아침식사 중에는 주방에 있는 TV로 못다본 뉴스를 본다.

출근을 위해 자동차에 오른 A씨는 '오늘 일정'이라고 짤막하게 외친다. 곧바로 자동차 계기판 옆에 부착된 단말기에서 '9시에 부서회의가 있습니다.

10시에는 디자인팀과의 미팅이 있습니다…'라고 미리 잡혀진 일정이 음성으로 흘러나온다. 사무실에 있는 A씨의 PC와 무선으로 연결돼 입력해둔 일정을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다.

오전 회의를 끝내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A씨의 모니터에 최고경영자(CEO)의 긴급 영상 메시지가 뜬다. A씨는 원격 영상회의로 진행상황을 브리핑한다.

휴대폰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업무를 보고 있는 A씨는 다른 층에 있는 동료를 찾아가 상의할 일이 생겼다.

음악을 계속 듣고 싶던 A씨는 휴대폰의 음악 플레이어를 이동전송 상태로 바꾸고 동료의 자리로 가는 도중에 음악을 마저 들었다.

사무실에 설치된 스피커가 차례로 작동해 주변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고 A씨 혼자서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퇴근 시간이 되자 A씨는 이태리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로 한다. 휴대폰을 꺼내 '근처의 이태리 식당'을 입력하자 반경 100m 이내에 3개의 이태리 음식점이 있다는 정보와 함께 메뉴도 음성으로 알려준다.

즉석에서 마음에 드는 C음식점을 선택해 도착 시각을 알려주고 메뉴를 예약한다. A씨가 식당에 도착해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한 음식이 곧바로 나온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일상화될 모습이다. 휴대폰은 물론 가정이나 사무실의 디지털기기가 이동통신망으로 촘촘히 연결돼 휴대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회사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동통신이 여러 기술들과 융합돼 시간과 장소에 구애되지 않는 생활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2013년께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4세대 이동통신(롱텀 에볼루션 어드밴스드)은 기존 3세대 이동통신(WCDMA)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3~6배가량 빨라진다. 초고속으로 대용량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서비스되는 이동통신의 전송 능력으로는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기술적으로 구현은 가능하지만 경제성이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

4세대 이동통신 시대가 열리면 초고속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돼 다양한 융합 서비스들이 가능해질 수 있게 된다.

선명한 화상통화는 물론 동영상 스트리밍,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도 휴대폰으로 활성화될 것이다. 문자메시지(SMS) 위주의 데이터통신 환경이 크게 바뀌게 되는 셈이다.

가정 내에 초소형 기지국이 구축돼 집 안의 다양한 디지털 장치들과 소통,이동통신망을 통해 다양한 부가 서비스들이 등장하게 될 전망이다. 사용자의 위치에 기반한 정보 제공 서비스도 늘어날 것이다. 위급 상황 때 119 등에 긴급전화를 하면 사용자의 위치는 물론 현장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소방방재청이나 경찰서 등에 전달돼 위급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바뀌게 될 것이다.

이동통신 단말기도 지금보다 훨씬 다양해질 전망이다. 고성능화,소형화,경량화,저전력,저비용 단말기를 용도에 맞게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고성능 중앙연산처리장치(CPU)와 음성인식,문자인식,터치 스크린,소프트 키패드 등을 이용한 편리한 입력 장치,고성능 카메라와 스피커 등을 이용한 무선 이어폰,접을 수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 등을 갖춘 단말기가 일상화될 것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도움말=김대식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동통신연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