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주가 낮아져 '기저효과' 발생
주가 조금 올라도 급속회복 착시… 가입당시 지수와 비교해야

재작년 10월 국내 주식형펀드에 거치식으로 가입한 송모씨(51)는 여전히 투자 금액이 반토막난 상태다. 신문에는 주식형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이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지만 순전히 "남의 얘기일 뿐"이다. 그는 "가입한 펀드의 1년 수익률이 -30%대로 올라왔다고 해서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한지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올 한 해 주식형펀드의 1년 수익률 '착시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펀드의 1년 수익률 산출 기점이 되는 1년 전 주가지수가 시간이 갈수록 계속 낮아지는 기저효과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가지수는 오르지 않아도 펀드의 1년 수익률은 회복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12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펀드의 1년 평균수익률은 -32.71%를 기록했다. 주식형펀드의 1년 수익률은 지난해 10월27일 -53.22%까지 떨어진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익률 회복세는 주가 상승 효과도 있지만 비교 대상이 되는 1년 전 증시 수준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9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의 1년 수익률은 -41.69%로 한 달 전보다 2% 가까이 회복했지만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152에서 1105로 오히려 떨어졌다. 대신 2007년 11월9일부터 한 달간 코스피지수가 1990에서 1906으로 낮아지며 1년 수익률이 개선된 것처럼 산출됐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수익률을 산출하는 기준점의 지수가 낮아지는 기저효과 때문에 펀드의 1년 수익률 회복 현상은 올해 계속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초 코스피지수는 1897선에서 10월24일에 938까지 떨어졌고,같은 시기 중국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홍콩H지수도 16124에서 4990으로 주저앉았다. 코스피지수와 홍콩H지수가 앞으로 박스권에서만 움직여도 국내 주식형펀드와 중국 펀드의 1년 수익률은 올해 10월께 플러스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펀드의 1년 수익률보다는 가입 이후 수익률을 염두에 두고 투자 판단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팀장은 "가입 당시의 펀드 기준가를 적어놓고 현재 기준가와 대비해 판단하든지,펀드 판매사에 자신의 수익률을 문의하는 방식으로 펀드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