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또 '폰지수법' 사건 발생…두바이선 부동산 재벌이 1억弗 '꿀꺽'

글로벌 경제위기를 틈타 세계 곳곳에서 금융사기가 기승을 부리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사상 최대 투자사기극인 '버나드 매도프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미국에선 '제2의 매도프 스캔들'로 불리는 또 다른 다단계 금융사기가 터졌다. 중동 두바이에서도 최대 부동산 재벌에 의한 투자사기 사건이 발생해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금융사기 혐의로 펜실베이니아주 블루몰에 사는 조지프 포르테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포르테는 1995년 2월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조지프 포르테를 통해 선물상품 투자로 높은 수익을 되돌려주겠다고 유혹,친구와 측근 등 총 80여명으로부터 5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피해 규모는 매도프 사건(500억달러)의 1000분의 1에 불과하지만,매도프와 마찬가지로 뒤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에게 수익금을 주는 일종의 다단계 금융사기인 '폰지게임'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테 사건이 드러난 것도 매도프 때문이다. 매도프 사건으로 금융계가 떠들썩하자 의심을 품은 투자자들이 포르테에게 투자 현황 공개를 요구했고,압력을 이기지 못한 포르테는 결국 지난해 12월 당국에 자수했다.

'제2의 매도프' 우후죽순…지구촌 금융사기로 몸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두바이 최대 민간 부동산회사인 다이너스티 자루니의 카비르 물찬다니 회장이 최소 십여명의 투자자를 상대로 1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투자사기 스캔들을 일으킨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출신인 물찬다니는 "특혜 부동산 투자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물찬다니는 지난해 3월부터 투자클럽 가입비 명목으로 12명의 투자자로부터 월 30만디르함(약 1억1100만원)을 받으며,6개월 뒤 월평균 100만디르함씩 모두 600만디르함의 수익을 되돌려줄 것을 약속했다. FT는 이 사건의 피해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아랍에미리트(UAE) 사상 최대 금융사기 범죄로 확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선 수년 전 한국 기업인들 일부가 피해를 입은 적이 있는 이른바 '나이지리아 419' 금융사기에 걸려든 업체들이 급증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자료를 인용해 나이지리아 419 금융사기에 걸려들었다며 JETRO에 도움을 요청한 기업이 지난해 335개사에 달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419 사기란 나이지리아가 발신처로 돼 있는 이메일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거액의 비자금 환전이나 계약을 위한 협조를 권유한 뒤 답신한 피해자에게 접근,선금 지불을 요청해 이를 가로채는 것으로 나이지리아 형법 419조가 사기죄로 규정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