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4분기 실적 시즌이 개막된다.

미국에서는 12일 밤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를 시작으로 실적시즌이 시작되고, 국내에서는 15일 포스코, 16일 LG디스플레이, 22일 LG전자, 23일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줄줄이 실적을 공개한다.

지난 4분기에는 경기 하강이 가속화된 시기였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따라서 그 동안 안정을 되찾았던 증시도 점점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2일 에프앤가이드가 유가증권기업 226개의 4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6.1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54%, 42.51% 감소한 것으로 추측됐다.

코스닥 업체의 실적 전망도 우울하다.

127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3.37%, 22.37%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45.96%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거의 반토막인 셈이다.

따라서 증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은 “4분기 국내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증감률 추정치가 무려 62% 감소로 후퇴한 상황”이라며 “부진한 이익발표는 차익실현 및 포트폴리오 재편의 중요한 빌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부진한 기업실적으로 인해 시장이 다중바닥을 만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이승우 연구원은 "최근 국내외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더 냉각되고 있고, 부진한 실적 전망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실적저점 형성에 대해 지나치게 과신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미국 기업의 실적악화도 국내 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증권 김혜린 연구원은 “주요 금융기관들의 부정적인 실적전망이 미국 증시의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것이며, 이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4분기 실적보다 이후 전망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중에서는 올해 실적전망 조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기업이익의 하향조정이 상당부분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전망치에 대한 신뢰성이 크지 않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재 시장에서는 올 3분기 및 4분기 기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1.9%, 51.4%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2008년 3월 실적악화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다소 낙관적인 수치라고 말했다.

금융업종의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실적이 추가로 나빠질 요인이 남아있고, 소재와 산업재 섹터은 상품가격 급락으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부진한 기업실적과 실적 추정에 대한 신뢰성 약화는 올해 내내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봤다.

반대 의견도 있다. 그동안 실적 악화는 수 차례 예고돼 왔기 때문에 시장의 충격이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주 시장이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4분기 기업실적과 경제지표 부진은 시장에 반영돼 왔기 때문에 지수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솔로몬투자증권도 “작년 4분기 실적악화 우려는 이미 지수에 선반영돼 있어 주가하락 압력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