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비 부담 커..5.18 기념공간 상실 아쉬움

영화 '화려한 휴가'의 촬영 주 무대였던 광주 첨단산업단지내 세트장이 3년 만에 철거될 것으로 보여 아쉬움을 주고 있다.

싸이더스FNH는 13일 "오는 5-6월 세트장 보수 공사를 한 뒤 5·18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영화 촬영을 하고 11월께 세트장을 완전 철거할 계획이다"고 13일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광주시와 부지 소유주인 한국토지공사 등과 협의해 세트장을 철거하고 광주과학기술원의 학부 건물로 사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트장은 지난 2007년 10월 매달 60여만 원에 달하는 전기료와 200여만 원의 인건비 부담 등으로 잠정 폐쇄됐지만, '5·18 테마파크' 조성 등 재활용 방안이 각계에서 논의돼왔다.

지난해 3월에는 싸이더스FNH가 5·18 30주년 기념 영화 촬영을 위해 '화려한 휴가' 제작사인 기획시대로부터 세트장을 인수하고, 같은 해 5월 보수 작업 후 재개장하면서 재활용 기대가 커져왔다.

하지만 광주시와 싸이더스FNH 등은 수십억 원으로 추산되는 막대한 유지비에 부담을 느껴 철거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싸이더스FNH 관계자는 "세트장이 단순한 영화 촬영장소에 머무르지 않고 5·18 교육장이나 관광 자원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8월 폭우로 옛 전남도청을 재현한 세트장 일부가 무너지면서 출입이 통제됐으며 지난 7일에는 화재가 발생해 일부가 불에 타기도 했다.

이 세트장은 지난 2005년 12월 토공으로부터 광주 북구 오룡동 일대 5만6천여㎡의 부지를 무상임대 받아 30억 원을 들여 지어졌으며 영화 흥행에 힘입어 한때 20만 명을 넘는 방문객이 세트장을 다녀가는 등 인기를 끌었다.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cbeb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