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선수(36 ·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1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회한과 설움이 섞인 눈물을 쏟아냈다. 지난 연말 출국해 미국프로야구 필리스 구단의 신체검사를 마치고 전날 밤 돌아온 박찬호는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가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손수건으로 얼굴을 감싸고 펑펑 울었다. 박찬호는 "WBC도 잘하고 정규시즌에서도 잘할 자신이 없다. 대표팀 합류를 바랐던 많은 팬에게 미안하고 사과 드린다"면서 "앞으로 태극마크를 다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가 대표팀에서 은퇴할 수밖에 없던 데는 위상이 예전만 못한 게 결정적이다. 지난해 LA 다저스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박찬호는 새로 이적한 필라델피아의 환대를 기대했다. 그러나 루벤 아마로 주니어 단장이 "선발이든 구원이든，WBC를 가든지 말든지 개의치 않겠다"고 말하는 등 생각 밖의 무관심과 홀대에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감정을 추스른 박찬호는 "허리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며"앞으로 빅리그 유니폼을 얼마나 더 입을지 모르지만 선발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