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한 학기 기숙사비가 118만원이나 하는데 민자형 임대사업(BTL) 방식으로 지어지면 얼마나 더 오를지 걱정입니다. "

13일 고려대 학생회 관계자는 학교 측이 2010년 2월 완공 예정인 신축 기숙사를 BTL 방식으로 짓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2005년도 입학 당시 90만원이었던 기숙사비가 2007년 100만원이 넘어섰는데 BTL기숙사비는 이보다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며 "학생회 차원에서 등록금과 연계해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TL 방식이란 대학 측이 공사비를 내고 건물을 지어 운영하는 방식과 달리,민간 기업이 투자해 짓고 20년간 시설 투자비를 분산 회수하는 방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05년부터 BTL제도를 도입,국립대 기숙사 및 초 · 중등 학교 신개축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립대 기숙사는 2010년까지 서울대,경북대,부산대를 포함해 25개가 더 지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오픈한 전국 6개 국립대(광주교대,청주교대,목포대,전남대,충북대,한국교원대)의 경우 기숙사비가 일제히 올랐다. 한 학기(2인실) 기준으로 100만원 미만이던 기숙사비가 광주교대 107만원,순천대 106만원,전남대 105만원 등으로 올랐다. 또 BTL 기숙사는 민간이 수익을 위해 면학 분위기를 해치는 술집 등을 유치해도 학교 측이 제재할 수 없다는 문제점도 있다. 학생들은 학교 측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학생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학생들의 지적에 교과부와 학교 측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학생복지를 위해 낡은 기숙사를 헐고 새 기숙사를 짓고 싶지만 자금이 넉넉지 않아 불가피하게 민간자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교대 관계자는 "BTL 기숙사비에는 건물 임대료가 포함돼 있어 비쌀 수밖에 없다"며 "가격이 오른 만큼 시설이 좋아졌다는 학생들도 있다"고 해명했다.

등록금 1000만원 시대에 단 한푼이라도 아껴보려는 학생들과,학교 재정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 복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BTL기숙사를 짓는 학교.양측이 지혜를 모아 BTL기숙사의 딜레마를 풀 해법을 찾았으면 한다.

성선화 사회부 기자 doo@hankyung.com